<보석>
보석에 새겨 넣은 그림이 부서져가
흘러내리는 그림을 애써 부정해도
온도의 탓도 해보지만 바뀌지 않아
마지막의 온점을 찍어보려고 해
<까마귀>
까마귀가 물고 온 편지 한 장을 꺼내봐
열두 줄 속 숨겨진 한 문장이 보인다면
내용은 완성이 되고 암호가 풀리게 돼
그때가 오면 광명이 너를 비춰 줄 거야
<하모니>
음과 양이 만나 생명의 창조와 조화를
아니마와 아니무스가 만나 서로의 이해를
포도나무와 무화과나무 아래의 지상낙원을
하늘과 땅이 만나 돌아갈 안식처가 있기를
<신라의 밤이여>
둥근 달이 다보탑에 걸려 빛날 때
불국사의 종소리가 들리어오네
잠시 정자에 올라앉아 경청하며
오악과 어우러진 경치를 바라보니
옛 월성엔 쓸쓸히 비어 달빛만이
신라의 밤이여 조금 더 머물러 다오
<날>
우리 함께한 날들이 수없이 길었나
날이 일광에 바래면 역사가 되고
날이 월광에 물들면 신화가 되니
손에 끼인 반지만이 날을 말하네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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