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같은 사람
-사랑하는 내 딸에게-
봄날 같은 사람이 되렴.
긴 겨울 추위를 이겨내고
꽃망울이 터지듯
어둠 속에서도 환하게 꽃피는
봄날 같은 사람이 되렴.
차갑게 얼어붙은 마음도
단단히 닫혀버린 빗장도
햇살에 눈 녹듯이 녹이는
봄날 같은 사람이 되렴.
촉촉한 봄비가 메마른 땅을 적시듯
사랑은 가문 마음을 적시고
나무에 새 살이 돋아나듯
사랑은 상처를 치유한단다.
사랑하는 내 딸아,
너는 봄과 같이 따뜻하고 온유하며
사랑하는 사람이 되거라.
설레고 가슴 뛰는 사람
봄날 같은 사람이 되렴.
작은 새
어느 날,
작은 새 한 마리
내 품에 날아들어
솜털처럼 보드라운 뺨을
내 가슴에 부비고
앵두같이 도톰한 입술을
내 가슴에 파묻는다.
파닥파닥 힘차게 뛰는 심장은
내 심장을 뛰게 하고
새근새근 내뱉는 따뜻한 숨결은
나를 새롭게 숨쉬게 하네.
생글생글 웃는 까만 눈동자
내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하고
바둥바둥 날개짓 하는 작은 손은
내게 이리 오라 손짓하네.
지금은 내 품에
둥지를 틀었지만
언젠가 너는 세상을 향해
힘차게 날아갈테지.
그때까지 내가 너의
둥지가 되어 주마.
그때까지 내가 너의
그늘이 되어 주마.
사랑하는 아가야
훨훨 날개를 펴렴.
벚꽃 이 순간
겨우내 다른 나무에 섞여 너인지 잊고 살았지.
봄이면 어김없이 하얗게 만개하여
우리 마음을 위로해주네.
봄비 내리면 울창한 푸르름에 자리를 내어주겠지.
내년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서운하게 이별하네.
하지만 중요한 건 지금 이 순간.
미련보다 더 큰 것은 너와 함께한 이 추억.
아름다운 모습으로 우리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지금 이 순간.
꽃은 떨어져도 그 새하얀 아름다움이 기억되듯
인생은 허무한 것이 아니라
허전함을 함께 채우며 무찌르는 것.
오늘도 너를 보며 울고 웃네.
벚꽃 이 순간.
강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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