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차 창작 콘테스트 시부문 5편 응모

by 별에소원을 posted Oct 10,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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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잣말

마음속에서 아스라이 피어올라
입안에서 한참을 멤돌다
의미없이 허공으로 사라진 혼잣말
누군가 들을 새라 작게 읊조리지만
누군가 들었으면 하는 나약한 외침
'누군가 필요해'



등대

어둠이 무겁게 내려앉아
파도의 함성소리만 울리고
부서진 파도의 씨앗에서 싹튼
메밀꽃이 흐드러진 광막한 바다에
홀로 외로이 깜빡이는 별 하나
밤새 어둠 속을 흐르는 영혼에게
다스한 손짓으로 안식처로 인도하니
곤핍한 영혼 쉴 곳을 찾았네
해가 잠에서 깨어서야 눈을 감지만
그댄 여전히 잠들지 못 하는구나



물방울

오랫동안 고여 더러워진 작은 웅덩이에 
이지러지고 고독한 물방울 하나
신발이 더러워질까 피하는 타인의
추악한 내면을 비추며 위로받는
더러움을 더해가는 물방울 하나
날이 무섭게 서 내리쬐는 뜨거운 태양의 심판에
더러움이 씻겨 순수해진 영혼은
잘게 흩어져 하늘로 날아올라
때론 고래가 되어 하늘을 헤엄치고
연서의 그늘을 만들어 쉴 곳을 선물하고
대지의 목마름을 씻겨 줄 단비를 내리며
바람을 따라 세상을 떠돌다 이윽고 
광막한 가슴으로 포용하는 한바다가 되었다



차가워진 커피

창 밖에서 스며드는 쌀쌀한 가을에
습관처럼 찾은 따스한 커피를
쇼파에 기대어 한 모금 들이킨다.
가슴에 흐른 커피에서 느껴진 뜨거움에
우리가 뜨겁게 사랑했던 그 9월이 떠올라
살포시 눈을 감고 젖어든 추억도 잠시
야속한 가을 바람에 가슴을 뜨겁게 한 
커피는 어느새 차갑게 식어 있었다.
그 1월의 너처럼



오징어잡이배

수평선 위를 흐르는 별
구름도 가리지 못하네
만선을 기원하는 희망으로
그 어떤 별 보다 밝게 빛나네
그 빛 사라질 새라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는 이가 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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