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3차 창작콘테스트 시 공모

by 지여림 posted Oct 04,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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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나라 이야기
               

사람의 머리는
와인을 바르고

사람의 발은
소주를 바른다

머리가 빛이 나는
사람의 발에선
새까만 
먼지들이
따개비처럼
붙어

발이 아우성친다.

머리가 맞이하는 기분 좋은
아침

죽어가는 발은
너무 고되인다.

술 취한 소년


마음속 심해에
케케묵은 미련을
하나, 둘 태워버리고

함께했던 추억들은
묻고 묻어 동산이 되므로 

동산 위에
걸터앉아 삼키는

슬픔과 후회의
뜨거운 눈물

옛 기억 행복했던 나날이
죽는 자의 주마등처럼
조용히 스쳐 지나간다

   
숲은 거대하게
자라는데

뿌리는 마르고

강물은 썩었다

진실과 소식을 전할
새들은
거짓으로 지저귄다

모든 것을
중재해야 할 나무들은
묵묵부답이다

믿을 것은 하늘뿐

촉촉한 비가 내려

뿌리를 적시고
강물은 흐를까.

잡초

넘지 못할 울타리
속 마련된 꽃밭

우린 모두 씨앗이었다

저긴 채송화
저긴 장미
저긴 국화

시간이 흐르고
꽃봉오리 맺힐 무렵

나는 자랄 뿐이다

생각하니
난 꽃이 없다

내가
꽃인 줄 알았더니
잡초였구나

저기 아름다운
꽃처럼 될 수 없는

밟히다 뽑히는
잡초 일뿐이구나


꽃밭
꽃 봉우리들 아
아름다운 꽃피워라

장미꽃으로 피워져
사랑을 불태우고

국화꽃으로 피워져
가는 이를 애도해라

나는 홀로 
국화꽃 놓인 길을
걸어갈 테니

석양이 지는 밤
피어나던 꽃이
시들어 간다.


지건호
010-4796-1135
gghh02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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