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차 시공모

by 은방울꽃 posted Nov 10,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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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풍경


햇살 고운 가을 아침

나무가 낯을 붉힌다


영글어 바알간 잎새마다

파다닥

부푼 날개짓


수런수런

말을 건네는

계절의 속얘기들


무늬진 시간이 날아 올라

지문 가득한 엽서가 된다





단풍


노을에도

가을이 걸려

사뭇

시리다


오색으로 저물어 가는 하루가

고즈넉히

어둠 속에 몸을 담근다


지금은

단풍의 시간


하늘과 땅이 닮아서

함께 부르는 

빛의 하모니



도토리 한 알


'툭'

도토리 떨어졌다

떽떼구르르

떼구르르

돌돌돌

돌돌

비탈길을 구르다

갈잎 위에 앉았다


후우우~

후우!

가쁜 숨을 고르며

가을이 살풋 머물다 간다



비갠 후


비젖은 하늘이

살며시

눈을 든다


채 걷히지 않은 구름이

북한산만큼 가까이 왔다가

스스스

스스스...

바람에 밀려 간다


푸르스름한 하늘엔

어느새

햇살이 한웅큼씩 번져 나오고

빛 그림자 너울대는

저 산 어디메쯤

화안한 태양이 숨쉬고 있다


대지가 온통 향기롭다



단풍


날마다

벅찬 크기의

빛 다른 아침을 맞아도

푸른 꿈을 고이 간직한

오래된 잎새

진한 기억 채곡채곡

갈무리하여

화안하게 채비하는 머언 여행


사르륵

사르륵

별 흐르는 소리에

부스스

부스스

밤새 몸을 뒤채다

시린 하늘 꽃물 들이는

찬란한 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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