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4회 창작콘테스트 시 부문 - 거인난쟁이 외 4편

by 작은거인 posted Dec 0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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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난쟁이



항상 나는 거인이다

모든 것을 들어 올릴 수 있으며

모든 길을 헤쳐 나갈 수 있고

모든 일을 쉽게 해낼 수 있다



사실 나는 난쟁이이다

모든 것을 들어 올릴 수 없으며

모든 길을 헤쳐 나갈 수 없고

모든 일을 쉽게 해낼 수 없다

 

하지만 나는 항상 거인이여만 한다

 

 

모피코트

    

 

 

푸른 하늘을 보려고 한 내 눈

거친 땅을 밟으려고 한 내 발

맛있는 먹잇감을 맡으려고 한 내 코

추운 냉기에 버티려고 한 내 털이었다

 

하지만

 

내 눈은 나의 동료들의 시체만 보았고

내 발은 단단한 쇠창살만 밟았고

내 코는 나의 동료들의 피냄새만 맡았고

내 털은 저 괴물의 잔인한 냉기에 버틸 수 없었다

 

 

 

    

 

따뜻한 봄의 햇살과 공기는

나를 반겨주었고 그것에 취해

여름이라는 더위가 오는 것을 몰랐다

 

뜨거운 여름의 햇빛과 바람은

나를 지치게 만들어 봄의 추억에 잠겨

가을이라는 싸늘함이 오는 것을 몰랐다

 

싸늘한 가을의 온도와 낙엽은

나를 움츠리게 만들어 여름의 온도에 그리워

겨울이라는 추움이 오는 것을 몰랐다

 

얼어붙은 겨울의 눈과 내 숨결은

나를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어 지난 계절을 후회해

더 이상 봄이 오지 않음을 몰랐다

 

 

 

무엇이 꿈을 가렸나

 

 

내가 향했던 곳은 꿈이었다

꿈을 향했던 나는 미소만 있었고

무지개는 언제나 반짝이였다

 

하지만

 

내가 도착한 곳은 현실이었다

현실에 도착한 나는 눈물만 있었고

무지개는 구름에 가렸다

 

 

 

부모

 

나를 향해 뻗은 손은 차가웠고

너를 향해 뻗은 손은 따뜻했다

 

나를 위한 한마디는 차가웠고

너를 위한 한마디는 따뜻했다

 

나를 보며 흘린 눈물은 차가웠고

너를 보며 흘린 눈물은 따뜻했다

 

내 모든 따뜻함을 모아

너에겐 차갑지 않은 세상을 주고 싶다

 



이름 : 유현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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