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시(詩)
신이 칠일동안 창조한 이 자연과
내가 백년동안 살아갈 이 인생을
나는 언제나 풍부히 말하고 싶다.
거대히 압도되는 이세계에서
나는 이다지도 작을진데
어찌 쉽게 담을까.
내 안에서 후우욱 정체 없이 움직이며
서럽게 가감(加減)되는 우주를 그 누가 쉬이 보랴
고흐의 검정처럼 색을 지닌 내 영혼을
어찌 쉬이 읽을 수 있으랴
외로움
겨울이 왔다.
차가운 바람이 내 몸뚱이를 스쳐간다.
바람마저 내게 머물지 않는다.
울렁이는 마음이 나를 때린다.
음악소리가 잠시 멈춘 그 침묵의 시간처럼
어색하게 말이 끊긴 그 침묵의 시간처럼
내 마음에도 어딘가에 무언가가 끊긴 것 같다.
즐거움을 가장한 미소가 버거움을 느낀 순간
나는 고개를 숙인다.
쓰게 웃는다.
웃는다.
가슴에, 목에 무언가 맺힌 기분을 떨쳐낸다.
외로움이 외로움을 위로한다.
내가 쓴 너의 시(詩)
내가 써서 보낸 나의 편지를 소리내어 읽는 너,
아름다운 너의 낭랑한 목소리를 사랑한다.
이 넓은 연회장에 넘치운다.
화려한 너의 미소와 향긋한 향기들 모두 사랑한다.
내가 보낸 나의 마음을 뽐내는 너,
마치 그것이 네 것인양 하여 나는 아프게 웃었다.
오오랜 시간 묵어둔 마음과 떨리는 손길로 쓴 한편의 시(詩)
내가 쓴 너의 시(詩)
국화 옆에서
나는 슬피 울지 않았다.
쾌쾌하고 차가운 공기는 나마저도 서늘히 만들었다.
저 하얀 국화가 미웁다.
저 국화에 기도하는 이들도 미웁다.
그래,나는 저 꽃이 밉다.
가여운 몸뚱이의 섞은 내를 맡은 뒤에 나는 저 꽃향기를 맡았다.
향긋하다 느끼는 내가 끔찍하다.
그래서 밉다.
저 꽃이,
저 꽃 옆에 내가
청춘
내가 피어나는 그때가
아아, 언제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피어나지 않는다는 꽃을 보며
어찌 푸르다 말하리요.
어찌 감히 말하리요.
청계닭도 저리 크게 우는데
나는 소리내지 않고 웁네다.
이 작은 마을은 어느새 푸른 봄철로 그득한데
아아, 나의 청춘은 오지를 않는구나.
<임주명, dorothy7-7@naver.com, 01050389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