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별을 본지 오래 입니다
하늘을 보지 않은 까닭입니다
이젠 하늘을 보아도
별을 보기 힘든 지 오래 입니다
보아야 할 때를
미처 놓쳐버리고
지금에 와서야
애꿎은 먼지 탓만 합니다.
헤엄
발을 참방참방
하늘 바다를 보며
구름 속에서 배를 들어내고
발을 차는 것도 점점 잊을 거야,
고된 손의 푸른 수필이 두려워
난 구름 속에 폭 들어가 잠영을 할래,
구름색으로 채워져 아무것도 들리지 않겠지
다시,
뻐끔 고개를 내밀면 세상 소란스러워
순간,
너의 얼굴에 회색의 색이 채워져
너에게 일상이 되어버린 이방의나라에
데리고 온 나의 꿈은 낯선 것이지
미소를 띄워 생긴 볼의 골짜기에
너 잠시 들리는 곳이라도 와서
헤엄쳐, 참방참방
너를 기다리며
한없이 가녀린 다리로
어디로 미끄러지며
어디로 실어가나요
어울리지 않는 더움과 내음새를
입에 머금고 올 너를
마음처럼 기다립니다
혹여, 그대의 마음이
여름철의 장마처럼 변덕스러울까
날씨를 걱정하는 농부처럼
내, 심히 걱정스럽습니다.
나는 오늘도 창가에 비친 흐릿한 달빛을
하늘의 점에 맞추니
그대는 올라가면서 달을 볼 수 있을까요
달에 가까이 가, 따뜻한 밝음을
온전히 느낄까요
문이 열리면
남정네들은 그새자란 턱수염이
거슬리다는 듯이 손등으로 느끼고,
남쪽 사람들은 눈빛의 길을 찾는데,
나는 한로(寒露)의 끝에 그림자도 없이
매달려 멈춰 있습니다.
오직 내 다리와 눈만이
날이 갈수록 고되어 짐을 알고
오늘도 너는 내 머리 위를 지나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