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5회 창작콘테스트 시

by 꿈꾸는붕어 posted Jan 08,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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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부터 소녀까지

                                                                      안지수


개구쟁이 계집아이 하나가

비단 꽃신을 신고 물길을 나선다.

계집아이는 조심스레 연꽃 하나를 발밑에 두고

물에 빠지기라도 할까, 치마 춤을 부여잡는다.

 

울퉁불퉁한 연꽃 길은

마치 시험이라도 하듯 이리저리 흩어져 있고,

계집은 그 길을 따라 오밀조밀 춤추듯 걸어 나간다.

, 계집의 눈에 약간 먼 거리의 연꽃이 새초롬히 빛나고 있다.

이윽고 계집은 눈을 꼭 감고 치마 춤에 있는 손을 꽉 쥐며 힘찬 도약을 한다.

 

쓸린 것일까?

 

계집의 몸에선 연꽃보다 빨간 선혈이 흐른다.

되돌아가기는 먼 곳임에 앞에 보이는 연꽃으로 걸음을 옮긴다.

꽃신은 약간, 물에 젖어버렸다.

 

발그레진 볼로 다음 연꽃을 찾는 눈망울은

더 이상 계집아이가 아닌, 소녀의 형상을 띠고 있다.

붉게 물든 입술과 고운 턱 선엔 더 이상 아이의 개구진 모습을 찾을 수 없었고,

꽃신은 완전히, 물에 젖어버렸다.

 

맞은편까지는 얼마나 남았을까

문득 소녀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선 한 발, 또 한 발.

분홍빛 연꽃으로 발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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