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생일

by 빡샘 posted Feb 01,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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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의 생일


오늘은 어머니의 생일입니다

어머니는 일찍 일어나 

정갈하게 몸을 씻고

머리를 빗어넘기고

아끼던 한복을 꺼내입으셨어요

큰아들이 왔을때 멋지게 보이도록


어머니는 아침산책을 거르셨어요

큰아들이 왔을때 집에있고싶었거든요

의자를 꺼내 마당에 나와앉으셨죠

저만치 길모퉁이에

큰아들의 차가 들어서는걸 보려구요


점심무렵 어머니는

피곤해지셨지만 

낮잠을 거르기로했어요

대신 전화기 옆에 바짝앉으셨죠

큰아들의 전화를 받을수있게요


큰아들은 어머니의 자랑이었어요

반듯하게 자라 큰사업을 하고있었죠

비록 몇년동안 어머니를 찾지않았지만

오늘은 어머니의 생일이니 

큰아들이  분명 올겁니다


저녁때가 되어 어머니는

손수찐 팥고물떡을

손도대지 않은채 남겨두었어요

큰아들이 손자들을 데리고오면

함께 먹으려고요


혼자 저녁을 차려먹고서

어머니는 대문밖에 나가

다시 큰아들을 기다렸어요


밤이 깊어 자리를 펴다말고 

어머니는 연필을 들어

서툴게 글씨를 써내려갔어요

'내가 잠들었어도 

           도착하면 깨우렴'


오늘은 어머니의 생일이었어요

이제 77세가 되었죠

그리고

그녀의 큰아들은

반듯하게 자라

큰사업을 하던  

어머니의 자랑인

큰아들은

어머니댁에서 불과

한시간거리의

경기도 용인 

공원묘지에 

묻혀있어요


벌써 몇년이  흘렀어요

편.하.게. 잘.가.거.라.

큰아들의 두눈을 

마디굵은  손으로 감겨주신

그날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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