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5회 창작 콘테스트 시 공모 (개미들 외 4편)

by 유경문 posted Feb 03,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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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들

                  -유경문

개미들 짐 지고 간다

개미들 어디로 간다


어디로 가니? 


개미는 말이 없다

고개를 푹 수그린 채


개미는 말이 없다.



겨울, 그리고 달

                      -유경문

추위에 떨며 휘적거리는

작은 사람들


그들을 묵묵히 바라보고

비춰주는 달


때로는 구름 뒤에서

때로는 빌딩들 뒤에서


아무도 봐 주지 않아도

아무도 신경쓰지 않아도


그들을 묵묵히 바라보고

비추어 주는 달


그 모습이 마치

나의 어머니를 닮았어.



오늘도 실랑이

                       -유경문

심술장군 왔다 문 열어라

개미들 나온다

나는 어디서 살라고?


심술장군 왔다 집 내놔라

개미들 나온다

나는 어디서 살라고?


심술장군 왔다 허물어라

개미들 나온다

이놈들아 나는 어디서 살라고?


심술장군 갔다 텅 비었다

개미들 운다

아이고,,,,아이고,,,,,



파란 샤프

                  -유경문

어려서부터 할아버지는

파란 샤프를 사주셨지

머리가 자주 빠지는 샤프들

머리가 빠져도 빠져도

언젠가 다시 끼워져 있었지

늘 끼워져 있는 샤프들 속에서

할아버지의 정성을 보았지.


어려서부터 할아버지는

파란 샤프를 사주셨지

내가 자주 잃어버리던 샤프들

잃어버려도 잃어버려도

언젠가 연필꽂이에 꽂혀있는 새 샤프들

늘 줄어들지 않는 샤프들 속에서

할아버지의 사랑을 보았지.


노인이여, 순수한 노인이여

당신이 언젠가 한 줌의 재가 되고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진다 해도

난 늘 기억할 거에요

언젠가의 당신을

파란 샤프들을.



당신은

                -유경문

당신은

어딘지도 모르는 목적지를 향해

한없이 달려가는

한 마리의 말


당신은

갈기가 찢어지고 발굽이 닳아 없어져도

끝없이 달려가는

한 마리의 비참한 말


당신은

새끼들을 보며 행복의 눈물 흘리던

모진 세상 속에서 끝없이 버텨온

나의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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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모자 성명 : 유경문


   이메일 주소 : elpin1233@gmail.com


전화 번호 : 010-7187-50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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