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어두운 밤이 몰려올 때
한 가지 두려운 것이 있다
너무 어두워 내가 사랑하는 이의
얼굴이 보이지 않으면.. 그의 목소리가 땅으로
깊이 들어 가버리면...
이 어둠을 그대와 같이 느낀다면
나 또한 그대를 따라 깊은 곳으로
어둠조차 없는 곳으로
언제나 마찬가지로 시간이 지나면
그대는 나를 울리고 다시 위로 해준다
반복.. 반복..
메마른 땅에 두려움이
혹은
기쁨이
안도감이
내게서 떨어지면
그대의 몸 한 구석이 비가내린 땅과 같아
손으로 만진다
차갑지 않은
비가내린 당신의 몸
따뜻한 열기로 찬 그대의 몸은
나와 같아
위로가 된다
사람
주변에서 들려오는 소리들
갈 곳 없는 그들은
한 사람의 귀로 들어 간다
그 사람의 모습은
표정은
바뀌지 않는다
계속 그래 왔던 것처럼
그는 가만히 그들을
가만히 내버려 둔다
질문했다
아무런 소리를 듣지 못하는 나
여러 가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그
그는 태연한 표정으로 나를 지긋이 바라본다
눈으로 볼 수 있는 나
귀로 들을 수 있는 그
사람들의 이야기
앞으로만.
아무런 생각없이
길이 있는데로
무조건 발걸음을 옮긴다
어느 정도 왔을까 생각했을 때
뒤는 바뀌지 않아
다시 걸었다
다리가 점점 무거워 지고
비가 내린 땅은 진흙으로 바뀌어 있다
진흙은 내 발걸음에 때문에
바지에 자신의 흔적을 남겼다
신경쓰지 않았지만
않았지만...
끝이 보일쯤 뒤를 돌아 보았다
바뀌지 않았다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
남아있는건 바지에 묻은
진흙
그녀, 같은 달
가볍게 내리는 밤공기를 몸으로 맞으며
조금은 무겁게
산책을 해본다
차갑지만 기분좋은 바람이
귀를 살짝 치고 간다
살짝 놀라 뒤 돌았을 때
나를 반겨준
은은한 달
오늘은 어찌 저렇게 둥근지
내 시선을 빼앗았다
달을 사랑하는 자
달이 있는 쪽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닿지 않는다는 것을 알지만
이미 사랑에 빠져버렸다
두 이야기
내가 사랑하는 그녀
그녀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
내가 사랑하는 그
그는 나를 바주지 않는다
하얀 피부와
생기있는 눈
부드러운 피부가 만지지 않았지만
그 아름다움이 내게 고스란히 다가온다
갈색 머리카락과
중저음의 목소리
따뜻할 것만 같은 몸은 닿지 않았지만
그 멋진 모습은 내게 다가온다
아. 나는 그대를 사랑하오
저도 사랑합니다
한번만
한번만
나를 사랑해주었으면
나를 바주었으면
나는 그대에게 사랑을 주겠어요
나는 그대에게 사랑을 주겠어요
-성명: 이상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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