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더라도
벚꽃 잎이 비처럼 떨어지던
날
한 남자를 만나 사랑에 빠졌다.
사랑했다. 때론 미워도 했다.
가을 낙엽이 땅에 떨어지던 날
한 사람을
곁에서 떠나보냈다.
미워했다. 때론 원망도 했다.
이제야 만나러 간다.
수 많은 벚꽃이 떨어져도
수 많은
낙엽이 떨어져도
돌아오지 않던 그를 만나러
내 꽃 구경 끝내고 가던 날
가더라도 남기고픈 내 아련한 사랑이야기
아닌가봐요
왠지 마음이간다. 말없이 그냥 그저 마음이 간다.
그토록 찾아 헤매던 사람처럼 그냥 마음이 간다.
내일이
기다려진다. 그대와 이야기 할 수 있는 내일이
잠드는 동안 그대 이름 불러보았다. 까먹지 않을까
꿈에서라도 볼 수 있으면
좋을텐데
몇 시간 못 자고도 마음이 설렌다.
그대를 볼 수 있기 때문에 나는 행복하다.
그대가
다가온다.
인사를 건넨다. 그대는 차갑게 나를 지나친다.
머리가 새하얗게 변해간다.
밥을 먹는 그대에게 또 인사를
건넨다.
나를 보지 못한 걸까 또 다시 나를 지나친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난 뒤 우린 모르는 사람이 되었다.
그대도
나도 서로 지나치던 하루 하루가 일상으로 변해버렸다.
이젠 영원히 잊어야 될까
그날 처럼 웃던 날도
그날 처럼 울던 날도
오늘처럼 술에 취한 날도
내일이면 다 잊혀져 가겠지
자식방을 보며
세월이 빠른 거겠죠
내 피붙이가 떨어져 나간
것이
나는 믿겨지지 않아요
오늘이고 내일이고
나만 찾던 그 조그만 아이가
내 품 떠나가 돈을 벌고 술에
취해오면
누구보다 가슴이 찢기는 걸 내 아이는 알까요
한 달에 몇번 볼 수 있을까요
매일 같이 전화로만 이야기
하기에는
한 없이 부족한 그리움인 것을
내 새끼 방에 들어가 침대에 얼굴 묻혀
눈물 흘린걸 부디 들키지 말야하
할텐데
백양꽃
사랑을 피웠노라
이 작은 몸
안에서
서로 다른 서러움을 품고
사랑이 잠들었노라
그리움을 피웠노라
이 작은 몸 안에서
서로 다른
아픔을 안고
그리움이 잠들었노라
서로 만나지 못하고 생각만 하는 운명
다른 계절에 피어난 서로 다른 사랑
이야기
현실도피
모두가 행복할 수 없다는
말
사람들의 고개는 아래 위로 흔들린다.
서로를 도와가며 살자는 말
사람들의 고개는 좌 우로
흔들린다.
세상이 그런거다. 라는 그 말 한마디
귀를 막고 앞만 보며 뛰었다.
비열한 웃음소리도 구슬프게 우는
소리도
그저 귀를 막은 채 내 의지로 듣지 않으려고 했다.
분명 나뿐만 아니라는 생각에 다른 이를 찾아 헤맸다.
분명
세상이 문제라는 생각에 다른 이를 깨워 보았다.
아니다. 내가 틀린 것이었다.
아니다. 내가 맞는
것이었다.
정답은 없었다. 정답은 있었다.
그거 반대로 그것마저 반대로
나는 지금 현실을 도피하는 방법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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