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도둑 외 4편

by 아화 posted Feb 05,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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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도둑

이따금씩

예기치않게

왼편의 심장이

저릿하게 아파왔다.


원인이 무엇일까

두 눈을 감고

어둠 속 자아를 탐방하니


그 칠흑 같은 어둠 속

두 무릎이 가슴 팍에 닿도록 쭈그려 앉아

심연을 갉아먹는 네가 있기에


아,

부디

나를 삼켜

너의 혈관 어디쯤에

흐르고 있게 해다오.


허무의 바다

바다를 기억하기 위해

파도에 닳은 조약돌과

부서진 소라껍질을 줍는 당신


당신은 바다를 닮은 사람

파도를 지난 사람

태양 아래서 반짝거릴

바다의 물결 같은 사람


그에게선 바다 냄새가 나고

너무나 깊은 연정이 있고

그의 품에 빠져 헤어 나오질 못하는 내가 있고


B-416

너는 나를 보며 소행성 이름같이 외로운 숫자들이라고 했다.

너는 태양을 좋아하니 달을 좋아하니 하고 물으니

그 말은 낮을 좋아하니 밤을 좋아하니와 같다기에

그럼 밤에 별을 추가하자고 했으나

상대적으로 달을 더 좋아하지만 낮을 싫어하진 않는다고 했다.


다만 이곳은 당신은 너무나 추은 행성이라며

겨울의 당신의 분위기는 자신을 자꾸만 취하게 한다며

겨울은 당신은 따뜻하지만 차가움이 목을 조여 온다며

싫어하지 않는 낮이 있는 곳으로 무중력 틈으로 사라져 버렸다.


나는 이 망망한 우주의

너무나도 외로운 소행성 하나였으나

내 행성의 중심은 너였다.

온 애정을 쏟아


다.


우연오차

새하얀 겨울 속 앙상한 가을 나무 끝엔

까치의 밥이 주황스럽게 걸쳐있다.

세상은 빛이 있기에 어둠이 존재하듯

전혀 다른 성질의 것이라도 서로에게 포획되고

지나간 계절에 기존의 계절이 공존하듯

나에게도 오랜 시간 스쳐간 네가 잔존한다.


사랑했기에 가능하였노라면

양면의 공식은 필히 이루어져야 했으나

내게서 큰 오차는 빌어먹을 너였기에

양면의 공식은 자연만이 대입되기로 한다.


봄날의 금붕어

모순적인 상황들을 마주할 때마다

인간은 참 간사한 동물이라고 생각했는데

당신은 왜 제게 나타나

나를 한없이 모순적인 인간으로 만드나요

나는 봄을 달려 당신에게 종착해

봄날의 금붕어가 되어 3초마다 평생을 사랑할래요.


이름 : 한아화

연락처 : luxib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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