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한 겨울 칼 바람에 밤새 떨던 낙엽이
양지 바른 곳에서 몸을 녹이고
흐느껴 울던 울음조차 사그라 드는 아침이 와도
그리움의 고통은 기다림 보다 두렵습니다.
그래도 그리운 것은 이 겨울 끝에 님이 오고 있어서 이겠지요
그의 곁에 지친 몸을 뉘고 잠시 청하는 꿀잠
하지만 그 조차도 사치인 마냥
잠든사이 훌쩍 떠나버리는 그리운 님
해질무렵
땅거미 지고 하루가 기울면 먼 산이 삼킨 태양이 붉은 노을을 토해내고
시골집 굴뚝의 밥짖는 흰연기는 꼬리를 물고 하늘로 달음박질 한다.
초가 지붕위 둥근박이 별빛아래 꿈을 꾸고 시골 아낙내의 웃음소리에
꿈같은 하루가 물 흐르듯 지나고 나면 두둥실 떠오를 어머니 얼굴
찬이슬 내린 대지마다 궁노루의 스글픈 울음만이 그리움을 더하네
지은이 : 김수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