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5회 창작 콘테스트 시공모 /

by 신드롬필름 posted Feb 07,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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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시간

 

똑바로 걸으면 다섯 걸음 채 가기 전에 벽을 만나는 작은방.

그 작은 방에서 새로이 시간이 흐르길 바라며 눈을 뜬다.

하지만 여전히 시간은 사라져있고 다시 흐를 줄 모른다.

세상은 밝았지만 작은방 속 나의 시간은 사라졌다.

 

다섯 걸음이 다인 작은방을 열 걸음, 백 걸음 부지런히 걷는다.

정신없이 흘렀던 시간이 남긴 부산물들을 쓸고 쓸어본다.

여전히 시간은 흐르지 않고 기어 기어서 바닥을 닦아본다.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리라 생각하며 잠들었던 새벽이 떠오른다.

 

작은방에는 여전히 세상의 빛과 바람이 들지만 시간은 사라졌다.

눈을 떴던 침대를 이리저리 옮겨보면 작은방에 다시 시간이 흐를까?

매일 아침 앞에 앉아 세상으로 나설 준비를 했던 화장대를 옮겨볼까?

백 걸음, 천 걸음 작은방 속 그래도 변하지 않는 건 나다.

 

나 홀로 사라진 시간 속에서 천 걸음, 만 걸음...

모든 것이 바뀐 작은방에서 밝은 창밖을 보며 몸을 뉜다.

눈을 감고 다시 뜨면 내 사라진 시간이 돌아올 수 있을까?

어쩌면 사라진 게 아니고 잃어버린 시간을 기대하며 눈을 감는다.



별똥별

 

연필은 던져놓고

책상불은 꺼두고

언덕에 올라 무엇을 기다릴까요?

 

고개는 단단히 젖히고

까만 하늘에 박힌 별보며

나는 무엇을 기다릴까요?

 

떨어지는 별 뭐가 그리 반갑다고

꽁꽁 언 언덕 언 발로 바삐 올라

작은 별 하나 떨어지기를 기다립니다.

 

흰 별 하나 떨어지면

내 별 하나 박을 수 없을까?

별똥별 기다리며 우두커니 서있습니다.



새별

 

옥상에 올라 까마득히 높은 곳에 박힌 별을 봅니다.

내 눈높이 아래에는 별보다 밝은 것들이 많습니다.

골목 따라 줄지어선 가로등, 집으로 가는 자동차 불빛.

그래도 나는 고개를 들어 별을 바라봅니다.

 

언 손을 주머니에 넣으니 빛나는 것들이 잡힙니다.

하지만 그 것들은 뒤로하고 별을 바라봅니다.

높은 곳에 있어서 일까요, 가질 수 없어서 일까요?

사실은 내가 그중 하나이길 바라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까만 밤 저 높이 떠있는 별을 봅니다.

내 눈에 담기기까지 얼마나 먼 길을 왔을 오래된 별.

가만히 기다리면 나도 누군가의 눈에 담길까요?

언 바람 부는 곳 손은 숨기고 새별이 뜨길 기다립니다.



응모자 : 신영준

이메일 : yumc2015@naver.com

연락처 : 010.5658.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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