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5회 창작콘테스트 시 공모 | 종소리 외 4편

by 댄서최 posted Feb 07,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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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소리

 

그 때 나는 한번도 가보지 않았던

길 가운데 서 있었지

유독 부서지듯 내리던 햇살이

근심에 가득 찬 사람들의 가슴

한편까지 깊숙이 파고들고 있었고

어디선가 한번도 들어 본적 없는

누군가 울리지 않으면 들을 수 없는

종소리를 그날 그길 가운데서 듣게 되었지

나는 모든 시간이 멈추어 오직

영혼과 종소리의 울림만이 존재하는

오랜 침묵을 느낄 수가 있었지

바로 그때였을까

신이 우리 가까이에 있다하심을

절감하던 때가 그때였을까

아주 짧은 순간조차도 빠르게

어제가 되어가는 지금

나는 살아온 날들 가운데 초행길에

늘 신이 함께 하신다는 것을

비로소 마음으로 믿을 수가 있었지



 

기도

 

방황하는 두 손

허공을 가르며 동 떨어진 두 손

이 두 손 맞잡아

기도하게 하소서

 

다른 이의 손을

꼭 잡게 해 주소서

할 수 있는 것이

이것 밖에 없다면

이 두 손 맞잡아

삶을 위로하는 기도하게 하소서

 

빈손이 아니라

할 수 있는 모든 것이 이 두 손에

가득 차 있음을

깨닫게 해 주소서




버스

 

지난 밤

네가 써준 편지는

시인이 남긴

부칠 곳 없는 편지가 아니었다

흐르는 강물 위로 내던져지지 않았다

 

그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네가 써준 그 편지가 내게 와 닿아

그 얼마나 다행인지 너는 모른다

 

그날 밤

나는 버스 가장 맨

앞좌석에 앉아

울고 또 울었다

밤이 깊어서

아무도 내리지 않고 아무도

타지 않는 정거장이

외로워 보여서 그랬다고 하자

 

눈물을 주머니에 훔쳐

넣고 걸으며 생각했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얼마나

많은 모퉁이들을 돌고 있는가

얼마나 많이 스쳐 보냈는가

 

지난 뒤뜰에 남긴 추억들이 떠오르면

돌아가고 싶은 성장통을 앓아

멀리서 기도 한다

 

그립다

또 보고싶다

때론 가슴이 무너진다

그럼 다시 일으켜 세운다

 

말을 많이 하고 싶지만

경솔해진다는 것을 안다

상처받을 때면 내가 상처

일이 더 많아

인과응보라고 생각 한다

 

한결같지 않다는 것이 진리임을

내 마음을 통해 깨달았다

그저 덜 후회하고

더 행동하는 삶을 살려고 하지

 

우리

어느 거리에서나

어느 바람에서나

어느 소리에서나

이 마음 늘 발견하자

 

  

  

안개

 

오늘도 짙은 밤안개

수증기 한껏 머금은 안개가

밤하늘을 온통 휩싸았네

 

매일 어둠이 내린 후에야

스스로 빛을 발하는 별들은

안개 속에 묻혀 보이질 않네

 

처음 손 편지에

안개를 헤치고 무지개를

찾아 나선다 하였던 그 첫사랑은

 

짙은 안개에 묻혀 있어도

조용히 빛을 발하며

그 자리에 존재하고 있네

 

무지개는 사랑의 별

안개 걷히는 날이면 또렷이

나의 온 몸과 마음을 휩싸았네

 

매일이 그런 순간의 연속

안개 속 고스란히 존재하는

별들과 무지개와 사랑의 속삭임

   


 

나는 분명

 

나는 분명,

그랬을지도 모른다

나약할 수 있었지만

강인해지길 선택했다

지식을 쌓을 수 있었지만

지혜로워지길 선택했다

안정적일 수도 있었지만

도전을 선택했다

인정받을 수 있었지만

개인의 의지를 선택했다

다수의 관계보다

소수의 의리를

침묵속의 평화보다

외침속의 자유를 선택했다

타인의 기대와 바램보다

내 방식대로의 삶을

내 인생의 주인이 되는

삶을 살길 선택했다

나는 분명,

그랬을지도 모른다

선택이 중요하지만

어떤 선택에도

옳고 그름이 없음을

간절한 바램들로 이루어낸

오롯한 선택들만 있음을

찰나에 깨닫게 되었다

 

그렇게 나의 인생이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이루어 간다



● 응모자  |  최은경

● 이메일  |  cek2926@naver.com

● 연락처  |  010.4806.37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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