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5회 창작콘테스트 시공모 - 나의 자리 외 3편

by 룰루랄라 posted Feb 08,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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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자리 -


내 꽃은 둘 곳이 없다

물 주고 사랑 주어도

얇기만 한 내 꽃은

바람 한 번이면 고개를 들지 못한다


내 꽃은 둘 곳이 없다

구름의 높이가 바뀌어도

내 꽃은 그대로요

그저 무뎌져 버린 이파리만 흔들릴 뿐이다


내 꽃은 둘 곳이 없다

서러운 잎새

은행나무에 답을 물어도

떨어지는 노란빛에

그는 굳은 입술 열지 못한다


내 꽃은 둘 곳이 없다

아름다운 그녀의 자태는

도라지꽃, 눈물이 많아

그 옆자리에 내 꽃 심을 수 없다


- 달이 뜬 밤에 -



해가 지고 달이 뜨면  

그제서야  보이는 엄마의 눈동자


해가 지고 달이 뜨면  

그제서야 보이는 엄마의 주름


달이뜨면 달이뜨면

그제서야 보이는  닳고 닳은 우리엄마 무릎


 해가 떴을 때  난

  보지 못했네

해가 떴을 때 난

 밝은것만보았네


밝은빛에가려진 어둠을 보지못한 나는

 달의 세심함을 쫒아가지못했네


 - 모래성 -


햇빛을 조명삼아


모래알을 하나하나

조심스레 모아 본다


반짝임에 감탄하며

모래성을 높이높이

조심스레 쌓아본다



내 모래성은

파도가 휩쓸어가고

어둠이 휩쓸어갔다


괘씸한 마음에

더 높게 더 높게 쌓아 올린 내 모래성은

파도도 , 어둠도, 바람도 아닌

나의 손등에 무너져 내렸다



 - 그 이유 -


내가 꽃이였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못생긴 들꽃이라 한들

당신의 시에 아름답게 쓰일 수 있을텐데


내가 꽃이였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한줌의 생명이라 한들

당신의 마음을 울릴 수 있을텐데


내가 꽃이였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외로운 길이라 한들

 당신의 벗이 되어줄 수 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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