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나
윤 주은
어두운 새벽
추운 겨울바람에
모든 나무들의 잎들은 떨어져
앙상한 나뭇가지들만 무성하고
사시사철 항상 푸르러
소나무라 불리던 나는
병에 걸려 푸르던 잎을 모두 잃고
다른 나무들과 같이 앙상한 모습으로 남아있네
이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어둠은 가고 뜨거운 태양이
환한 빛을 밝히며 오늘도 뜨고
어두운 새벽을 뚫고
언제나 태양은 뜨듯이
앙상한 나무 가지에
다시 꽃피는 봄이 오듯이
나에게도 푸른 잎이
다시 맺히는 날이 오겠지
기다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