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창작 콘테스트 시 공모 / 꿈 외 2편

by 알깍쟁이 posted Feb 16,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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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헛헛하게 겉돌기만 할 뿐

피어나지 못하는 꽃이라

기다림만 수 없이 엉켜버렸구나

말라붙은 눈깔 뒤에

알량한 뜻을 품고 숨겨놓았으니

알 리 없는 비웃음으로 찢어버리고

이 가여운 아이의 원망을 마셔라

 

 

 

 

시골의 구름과 도시의 아이

 

산이 뿜어내는 짙은 담배연기

명성 없는 화가의 붓촉에서 스러지는 습작

인간은 쉽사리 변하지 않아

그 말이 따갑지 않은 늦은 오후

 

숙숙한 곰보무늬가 아름다워 넋을 잃어도

저 하늘은 나와 어울리지 않았으면

타들어가는 늙은 장작의 코골이 속에서

나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만큼이나 어리석다는 것을

우리 할아버지는 모르실거야

 

 

 


어린 부적응자의 고백

 

나의 고백에는 낭만이라는 것은 조금도 없었다 

 

겨울처럼 혹독하고, 가난만큼 처절했다

 

그러나, 한껏 날을 세운 선인장에게 가시를 탓하지 않는 그의 손길

그러나, 뒤돌아선 발걸음만이 남은 불모의 땅에서 오아시스로 향하지 않는 그의 눈길

 

그러나, 그러나,

비극에도 정도라는 것이 있다면

신이여, 내가 그를 안을 수 있도록 허락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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