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살 아이
열살된 아이는
아부지 차타고
여우고개 넘어갈 때
뒷좌석 창문으로
도시 야경 반짝거림이
보석과 별을
뿌려놓은거 같아 보였다
너무 이뻐서
나무 사이로
자꾸자꾸 보고
나무에 가려질 때까지
보았다
그 아이는
집 하늘 위로
비행기가 지나가면
손가락 두마디만한
비행기가
장난감처럼 보였다
행운을 가져다 줄거 같았다
그 아이는
작은 들꽃과
땅위를 기어다니는 개미를
가만히 가만히
들여다보는 걸 좋아했다
야무지게 꽃을 피워낸 풀이
얇은 다리로 걷는 벌레
작은 생명이
너무 신비롭고 귀하게
생각되었다
깨끗한 눈으로
보이는 것마다
마음 구석구석에 넣어
이쁜 꿈을 꾸었다
나를 닮은
열살된 내 딸은
반짝거리는 눈으로
이 세상을
어떻게 보고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
내가 그랬듯
사랑하는 내 딸도
이쁜 꿈을
뭉게뭉게
꾸면 좋겠다
010-2718-9409
정 은 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