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6회 창작콘테스트 시 공모 / 초록색 병 외 4편

by 봄내음 posted Feb 24,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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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색 병>


초록색 병을 들고 집으로 가는 발걸음.

 왜이리 무거울까.

들고 있는 병의 무게는 얼마 되지 않는데 

내 어깨는 왜 이리 무거울까.

삶의 무게인가. 책임의 무게인가.


한 잔의 알코올.

두 잔의 알코올.

세 잔의 알코올.


세상살이 답답하거늘. 

안주 삼아 아내의 얼굴 한번.

상사의 쓴소리에, 쌓여가는 빚 더미에.

안주 삼아 아이 얼굴 한번.


나는 또 살아가야지.






<어른>


순수를 잃고 성숙을 배웠다.

해맑음을 잃고 가식을 배웠다.


시간이 지남으로 나는 배움을 얻었고 

중요한 것들을 잊어버렸다. 

렸다.







<연인>


그날은 유독 바람이 매서웠고

공기는 차가웠으며

건물들의 숨소리가 너무나 컸고

주변의 흐름이 무색했으며

시선들이 냉렬 했다.


하지만 너의 주변 공기는 따뜻했고

건물들의 숨소리가 잔잔했으며

흐름이 느껴졌고 너의 시선은 살가웠다.

겨울이 지나 봄이 오는 순간이 느껴졌다.






<시작과 끝>


너의,


눈은 따뜻하고 사랑스러웠다.

코는 향기롭고 매료시켰다.

입은 부드럽고 사랑한다 해주었다.

귀는 달콤했고 하늘을 날게 해주었다.

품은 포근하고 세상의 벽이 되어주었다.


결국엔 너의,


눈은 차가웠고 나를 보지않았다.

코는 지겹고 변함을 갈구했다.

입은 상처가 되었고 나를 무너트렸다

귀는 슬픔과 좌절 비명만이 맴돌았다.

품은 밀어내 세상으로 내몰았다.






<바다>


일렁이는 물살이 마음이 싱숭생숭 해지고

출렁이는 물살에 생각이 둥실 떠지고

갈피 못 잡는 나를 고요하고 조용한,

아무 생각이 없어지는 바다에 던지었다.


이제 바다는 조용해지고 고요 해질 것이다.

아니면 그것들에 집어삼키어져 더욱 파도가 심해지려나.

그냥 잔잔해지고 싶다.

잠잠해지고 싶다.





dldbs2016@gmail.com

010.3864.2479

이 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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