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6회 창작콘테스트 시 공모 / 절벽 외 4편

by 월화 posted Feb 28,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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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

 

끝이 없는 절벽을 올라봤자

정상은 나오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은

그 위에 정상이 있을 것이라 확신하고

올라가보라 재촉 한다

 

피눈물 나게 올라가고 있는 그 절벽이

사실은 하늘을 뚫고 올라간

사람의 욕망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은

기대를 원동력으로 삼아 끊임없이 올라간다

 

뒤늦게 사실을 안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을 뉘우치며

다시 내려가려 도움을 요청했지만

절벽 밑엔 아무도 남아있지 않았다.

 

재촉할 땐 언제고

진실을 알자 먼지처럼 가버린 사람들

절벽 위 사람들은 누가 구원해 주는 가

 


진정한 행복-1

 

나는 행복했다

 

조용한 바닷가 옆에서

호화롭게 호위호식하고

동화 속 새들이 날아와

반겨줄 것 같은 집에 살지 않았어도.

 

나는 행복했다

 

생일 파티를 할 때

많은 사람들이 선물들을 들고 와

내 품에 한가득 안겨주지 않았어도.

 

나는 정말 행복했다

내 옆에, 정말 소중한 사람인

네가 있기에


정원의 꽃

 

정원 속에서 핀 꽃 한 송이

나는 꽃씨를 뿌린 기억이 없는데

혼자서 이쁘게도 피었다.

 

난 아무 생각 없이

너에게 줄 생각에 들떠

무자비하게 꺾어서

꽃처럼 이쁘게 포장하여

너에게 주었다.

 

너는 꽃의 줄기처럼

슬픈 표정을 지으며

나에게 꽃의 마음을 말하듯

이별을 통보했다.

 

그때 내가 그 꽃을,

생명력을, 정원에서 떼놓지 않았더라면

너는 아직도 내 곁에 있을까 


진정한 행복-2

 

나는 행복하지 않았다.

 

금은보화를 눈앞에 들이대도

맛있는 음식을 턱밑에 들이대도

벌들이 샘낼법한 꽃을 코밑에 들이대도

 

나는 행복하지 않았다.

 

누구라도 보고 싶을 법한

빼어난 미모를 갖춘 사람이 내게 와도

그 사람이 나에게 행복을 전하는 말을 해도

 

나는 행복하지 않았다.

 

무엇을 내 앞에 들이밀어도,

아무리 좋은 사람을 내 곁에 붙여놓아도,

네가 내 옆에 없다는 것이 너무나 슬퍼서.


이별여행

 

네가 다른 이의 곁으로 떠나버려서

나도 한번 떠나 보려한다.

 

투박한 듯 다정한 듯

너와 함께했던 그 시간 속으로 들어가

너와의 추억으로 떠나 보려한다.

 

들어가면 더 아플 것 같아서

간보듯 망설이며 주저했지만

오늘이 아니여도

언젠가는 꼭 한번쯤은

떠나야 하는 여행이기에,

 

오늘,

나는 추억으로 떠나 보려한다.

 

너를 잊기 위해

네가 있는 그 기억 속으로

떠나보려 한다



응모자:김주연

이메일:user037@naver.com

핸드폰:01022996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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