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사북에서

by Eunwol posted Mar 06,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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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사북에서


                           최경미



낮게 깔리는 석양 위

길게 늘어진 그림자를

구겨진 운동화 뒤축에 메달고


삼거리 대폿집 

연탄불 위 타는 고기였다가

바닥에 뒹구는 

빈 소주병이었다가


산 그림자 흉하게 덮어 쓴

줄줄이 늘어선 사택은 

인간보다 쥐들의 영역


이방인의 퇴근에

낡은 함석 지붕 위로

내달리는 파수꾼


지린내 진동하는 

얼룩진 천장 바라보고 누운 

나는야 광부(狂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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