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 16차 창작콘테스트 시공모/횃불외 4편

by 동연 posted Mar 31,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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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횃 불 *

(민족시인 이상화 선생님을 기리며)


추상같은 기개가

빼앗긴 들에 봄을 살렸다


배달의 땅속에서 움트는 독립

머지않아 싹을 띄우리라


몸은 산산이 부서져도

굴하지 않는 정기(精氣)는

단 한 치도 사그라지지 않을

영원한 유산(遺産)


무자비한 총칼에 맛선

꿀벌의 힘찬 날갯짓

그것은 숭고한 용기


어둠을 차버리는 횃불의 형상

오월의 향기에 깊게 더해지고


빛바랜 봄밤에 묻혀 있던 산과 들은

신록의 생기를 깊게 들어 마신다


(참고 : 꿀벌은 몸통에 비해 날개가 적은 관계로

선천적으로 잘 날지 못하는 체형을 가졌지만

열심히 날갯짓함으로써 실제 잘 난다고 합니다)



* 인터넷 중년 방송국 *


삶의 무대를 열연한 대가로 주어진

중년들의 소중한 휴식 공원이다


감미로운 음악과 성숙한 글이 반가운 만남을 이끄는

어른들의 귀한 놀이터이다


서로를 보듬어 오늘을 나누고

내일의 길을 동행 하려는 중년들의 정겨운 손짓이다


하루하루의 삶을

살갑고 또 살갑게 위로받는 해우소(解憂所)이다


너와 네가 삶의 지혜를 공유하고 아름다운 화음을 발산하여

농익은 정을 나누는 사랑 배움터이다


사랑하는 너도 만나고 사랑하는 나도 만나는

그래서 늘 오고 싶고 꼭 와야만 한다고

가슴이 말하고 마음으로 전해지는 살가운 고운 쉼터이다


- 인터넷 정보시대를 맞이하여 다음(DAUM)포털 사이트등에

인터넷 방송국이 많이 개설되어 중년들이 애용하고 있습니다 .



* 짝태 그 선술집 *

                        

공허의 경계에 선 마음에 어스름 물들면

뜬금없는 발걸음은 그새 나타난 가로등 벗 삼아

반기지도 않는 구부러진 골목길

구불구불 흉내 그린다


풀무질한 지난 삶을 어찌 아는 듯

시뻘건 연탄불 화덕에 이름만으로 누운 짝태는

어귀까지 마중하고  

 

빛바랜 청춘시절 무용담을 빌린 호기(豪氣)는

위안을 넘어서 쇠퇴한 근육 일으키지만

차라리 초라함과 쓸쓸함이 섞인 물음표다


술잔에 어린 지난 추억은 바쁘게 사라지고

세상에 누워 있는 내 이름은

누구의 술이었는지

누구의 안주였는지 모를

희미한 그림자만 드리운 채

애꿎은 짝태만 다시 실없이 흘겨본다


(짝태 : 명태의 배를 갈라서 내장을 꺼내고 소금에 절여서

넓적하게 바람으로 건조시킨 것)



* 늦가을 *


탄력 잃은 가을 침대 위

낙엽은 바람의 거친 옷 입고


떠나온 단조(短調)의 나무 가지 고향

주름진 필연의 고독은

지친 어깨를 누르고

가녀린 침묵을 강화한다


계절을 놓지 못하는 이 미지근함


가없던 열정도

체념(諦念)에 떨어져


이마에 작별 입맞춤 걸친

붉은 햇살 선혈에 물든다



* 첫 눈 *

 

밤새 촘촘히 내렸던 눈

나뭇가지 위 소복이 얹혔다가

힘센 바람 스치자 삶의 순리 따르고


눈 이마 찧던 놀란 산새 한 마리 

눈발 밀며 아침위 솟구친다


눈에 눈을 뜨니 마음 하얗고

첫 눈은 맞아야 멋이라던

청춘 그리움도

어느새 다가서 정겨운 동행 길 연다


휴양림 창문 입김 도화지엔

첫사랑의 회포 부끄럽게 그려있고


내려앉은 회색빛 하늘은

왠지 가벼운 그네를 타고 있다.


- 경북 영주 자연 휴양림에서의 첫 눈을 바라보며 -



성명 ; 김두철

이메일 주소 : kdc7021@hanmail.net

gosqjs : 010-7120-2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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