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부러진 깃털
모진 일이 있었는지
올라가지 못한채
가만히 앉아 운다
거친바람
여린 깃털로는 부족했는지
어미는 오지 않는다
부러진 깃털
불행을 알았는지
더이상 울지 않는다
한참을 조용히
따뜻한 햇살
행운이었을까
아프던 깃털이
지쳤던 모정이
다시금 날개를 친다
행복의 자세
타버린 연탄을 보고 있자니
몸바쳐 자신을 다한 연탄은
무엇이 행복인가
부서지지 않는 것이 행복이라면
온몸을 다해 비바람을 막아서겠다
부서지는 것이 행복이라면
온몸을 실어 남김없이 밟아주겠다
자신을 다한 그에게
난 그저 행복이고 싶다
일어났니
개들도 잠든 까만아침
몸을 일으켜 방문을 닫아준다
발소리에, 시선에 잠이 깰까봐
어느새 까치가 운다
닫힌 방문을 열고 나오니
탁자에 올려진 만둣국과 사과
깨지않고 잘 잤다
까만아침에 해가 뜰 동안
깨지 않도록
그저 든든하도록
나는 오늘도
당신의 희생을 주저없이 받아든다
조각
처음 만난 날
의심하던 너를 보았다
다가가면 멀어졌다
그런 네가 좋았다
공서를 위한 의심이었고
평생을 위한 조각이었으니
그렇게 우린 가족이다
이제는 아낌없이 표현하는
네가 좋다
기억
세상 가장 어리고 여린 아기
그리 독하셨던 어머니는
긴 세월 옛 손길이 그리운가보다
세상 가장 고운 며늘아기
겁많고 서툴던 새색시는
이제 어머니의 딸이고 친구인가보다
황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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