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화
떨어지는 꽃잎을 바라보며
나는 생각했다
윤동주는 쏟아지는 별을 보며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쓸쓸함과 동경, 시와 어머니를 담아냈다
떨어지는 꽃잎을 보며
나는 무엇을 담아낼까
꽃잎 하나에 그대를
또 한 잎에 추억을
또 한 잎에 미련을
그리움을 후회를
떨어지는 꽃잎을 바라보며
그렇게 서서히 그대를
담아내고 또 비워냈다,
,
민들레
어디선가 네가 나타났다.
아니, 날아왔다.
바람 타고 시간 타고
날아온 너는
나에게 뿌리를 내렸고
나는 너를 품었다.
그렇게 너는
어디선가 나에게로
날아왔다.,
,
겨울이 가고 봄이 오듯
어느덧 기나긴 겨울이 지나고
슬쩍 봄이 왔네요
추운 겨울도 그대와 함께라
따스한 추억으로 남아있는데
그대 없는 지금
따스한 햇살은
이리도 차갑게 느껴질까요
겨울이 가고 봄이 오듯
그대로 그렇게 그대로,
,
하얀 나비
어둠 속에서 꿈을 꾸었지
날개를 활짝 펴고
하늘을 자유롭게 나는
눈부신 꿈을
그 순간이 오기만을 간절히
간절히 바라왔네
날개를 피기도 전에 찢여진
상처 난 날개로 겨우 날개 짓을
아무리 해도
상처 난 굴레는 벗어날 수 없네,
,
아버지의 편지
내가 어렸을 때
아버지는 내가 보는 세상의 전부였다.
아니, 그가 나의 전부였지.
그러나 곧 그가
세상의 일부에 불과하다는 걸 알았지.
또 그는 어리석었어.
모든 걸 혼자하려고 했지.
또 그는 매정했어.
나에게 웃음을 보이는 일도 거의 없었지.
난 그런 아버지가 되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내가 아버지가 되었을 때,
나는 나의 아버지가 생각날 수밖에 없었어.
웃음을 잃었던 것이 아니야.
눈물을 몰랐었던 것이 아니야.
단지 참고 있었을 뿐이지
난 그런 그를 이해하지 못했어.
아니, 이해하려조차 안했지.
여전히 그의 모든 것을
이해할 수는 없지만
나의 어리석음과 자만을 깨달았단다.
그래 그것이 나의 아버지였어.
황예린 / j4u1004@naver.com / 010-3369-1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