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나온 반달
처음 보았다.
낮에 나온 반달
왜 나왔을까?
물어보려하니
집에 가버렸다.
언제 다시 볼수 있을까?
내가 하늘 보는 날에 보였으면
고운빛
물감을 풀어도 낼 수 없는 고 빛
그리움을 주는 고운 빛
따뜻한 온기를 주는 고 빛
저 고운빛 하늘처럼
나도 고운빛 사람이고 싶다.
고운빛 표현 할 수 없는 안타까움에
가슴에 담고 눈에 담고
오늘 하늘을 담는다.
고운빛 하늘에 활짝 웃던 울 엄니 얼굴이 가득찬다.
울 아들 가슴에도
고운빛 하늘에 활쫙 웃는 내모습을 주고 싶다.
어린왕자
마음속에 사는 어린왕자,
어른이 되면 보이지 않는 어린왕자,
사라졌던 어린왕자가 찾아온다.
어디 갔었냐고 왜 이제 왔냐고 투정하니
마음속에 살고 있었다고
놀러 오지 않아 기다리다 지쳐 잠들었다고
이제라도 깨워줘 고맙다 인사를 한다.
수북이 쌓인 먼지처럼
수북이 쌓인 기억의 먼지를 들춰내니
그 모습 그대로 변하지 않고
나를 기다린 어린왕자가 있다.
반가움에 안아보니 스르르 무너지는 어린왕자
생각의 무게를 마음에서 비운다.
저 멀리 보이는 익숙한 실루엣 어린왕자,
조심스레 다가와 나를 안아주는 어린왕자,
돌아와줘 고맙다며 손을 잡는다.
이 세상 끝나는 날까지 이 손 놓지 않을게.
오랜 시간 기다려줘 고맙다. 친구야
나의 어린왕자야.
비가 웃는다.
웃는다. 비가 내린다.
또 웃는다. 비가 또 내린다.
소리내어 웃는다. 비가 소리내어 내린다.
내리는 비에 장단 맞춰 나도 웃는다.
햇살이 비춘다. 웃는다.
햇살이 또 비춘다. 나도 웃는다.
내리는 햇살에 장단 맞춰 나도 또 웃는다.
늦여름의 눈물
여름의 끝자락에 늦여름이 눈물을 흘린다.
한번에 쏱아내지 못하고 아침에 슬쩍 눈물을 비추더니
이내 힘을 내어 쨍쨍한 햇빛으로 살아 있음을 표현한다.
점심을 먹으며 울적해진 여름은 펑펑펑 많은 눈물을 흘리고
갑작스런 눈물에 사람들은 당황하여 이리저리 뛰어 다닌다.
한바탕 사람들의 혼쭐을 빼더니 이내 다시 활짝 웃는다.
갱년기가 찾아온 여자처럼 늦여름 마음이 왔다갔다하나보다.
갱년기를 맞이할 나이가 되니
늦여름의 마음이 느껴져 오늘 흘린 늦여름의 눈물에
나의 눈물이 함께 흐른다.
오늘 늦여름의 눈물에 함께 흘러 내린다.
이형순 agaya11@hanmail.net 010-9560-9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