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허무함
너 얼마나 살아보았니
너 얼마나 생각해봤니
항상 그렇게들 떠들어
세상만사라는 이름으로 네들끼리 힘듦을 재기 바빠
그런데 그런 너희에게 물어
너희는 얼마나 살아보았니
얼마나 고민해봤니
세상만사라지만
결국 숨쉬는 순간까지만 유효하다는 것
알고있었니
그 후에는 허무함뿐이라는거
너 세상에서 허무함을 마주해본적있니
결국 너의 옆에 있는잔재들은 단순함이야
<2>
습관처럼
몰랐습니다
몰랐습니다
.....
당신이 나에게 습관이라는 것을
몰랐습니다
몰랐습니다
.....
당신을 잊으려 하면 그것은 억지를 통한 것이라는 걸.
당신을 잊은 후엔
나 , 옆자리가 텅 빈 허전함에
습관처럼 당신을 찾게 될 것이라는 것을
이제는 알고있어요
이제야 알았습니다
이미 당신, 나에게 습관이라는 것을
<3>
거짓말
별이 되고 싶어서
별이 되겠다고
거짓말 같은 소리들로 포장한다.
저 사람들이 동경하는
그 별이 되려고
한 번 더 거짓말로 감춘다.
별이 되고 싶은 거짓말은
더 세게 자기를 끌어안는다.
그러나 알지 못한다.
별이 되기 위해 자기를 버려야한다는 사실을.
언제야 깨달을지 모른다.
별 인척해도
나는 거짓말이라는 사실을
<4>
차가운 새벽
자정의 라디오가 끝난 후
새벽 두 시
차가운 공기가 코끝을 스쳤다
그 놈은 가을을 흩뿌리며 나를 지나간다.
내 코로 들어오는 빨간색 가을
나는 옷장을 열어 새하얀 스웨터를
거울에 비춰본다.
<5>
주제는 너
가을 냄새 흩날리는 이 밤에
너를 쓴다.
6년 전 이맘때
지금같이 가을 냄새나는 날
우리의 휴대전화는 뜨거워졌어.
지치지 않았잖아 우리
그땐 정말 좋았잖아
시간의 엇갈림으로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그러고 나서야 사랑했잖아
근데 그때 나는 사랑하는 척 했어
네가 나에게 진심을 이야기할 때
나에게 사랑을 고백할 때 나는
이미 긴 짝사랑 때문에 지칠 대로 지쳐있었어
더 이상 뜨거워질 수 가 없었고
더 이상 너에게 줄 수 있는 마음이 없었어
너의 사랑이 뜨거워질수록
그 시간에 비례해서 내 마음은 식어갔어
의무처럼 사랑을 억지로 토해내고
너와 헤어졌어
너를 혼자 좋아하며 애태우는 동안
타이밍의 중요성을 알았어
우리 얼마나 사랑하는지
우리 얼마나 진심인지 중요하지 않았어
우리에게는 타이밍만이 중요한거였어
성명:정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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