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함 외 4편

by 효니 posted Nov 01,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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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허무함

 

너 얼마나 살아보았니

너 얼마나 생각해봤니

 

항상 그렇게들 떠들어

세상만사라는 이름으로 네들끼리 힘듦을 재기 바빠

그런데 그런 너희에게 물어

너희는 얼마나 살아보았니

얼마나 고민해봤니

세상만사라지만

결국 숨쉬는 순간까지만 유효하다는 것

알고있었니

그 후에는 허무함뿐이라는거

 

너 세상에서 허무함을 마주해본적있니

결국 너의 옆에 있는잔재들은 단순함이야

 

 

<2>

습관처럼

 

몰랐습니다

몰랐습니다

.....

당신이 나에게 습관이라는 것을

 

몰랐습니다

몰랐습니다

.....

당신을 잊으려 하면 그것은 억지를 통한 것이라는 걸.

당신을 잊은 후엔

나 , 옆자리가 텅 빈 허전함에

습관처럼 당신을 찾게 될 것이라는 것을

 

이제는 알고있어요

이제야 알았습니다

이미 당신, 나에게 습관이라는 것을

 

 

 

<3>

거짓말

 

별이 되고 싶어서

별이 되겠다고

거짓말 같은 소리들로 포장한다.

 

저 사람들이 동경하는

그 별이 되려고

한 번 더 거짓말로 감춘다.

 

별이 되고 싶은 거짓말은

더 세게 자기를 끌어안는다.

그러나 알지 못한다.

 

별이 되기 위해 자기를 버려야한다는 사실을.

언제야 깨달을지 모른다.

별 인척해도

나는 거짓말이라는 사실을

 

 

<4>

차가운 새벽

 

자정의 라디오가 끝난 후

새벽 두 시

차가운 공기가 코끝을 스쳤다

그 놈은 가을을 흩뿌리며 나를 지나간다.

 

내 코로 들어오는 빨간색 가을

나는 옷장을 열어 새하얀 스웨터를

거울에 비춰본다.

 

 

 

 

 

 

 

 

 

<5>

주제는 너

 

가을 냄새 흩날리는 이 밤에

너를 쓴다.

 

 

 

6년 전 이맘때

지금같이 가을 냄새나는 날

우리의 휴대전화는 뜨거워졌어.

 

 

지치지 않았잖아 우리

그땐 정말 좋았잖아

 

시간의 엇갈림으로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그러고 나서야 사랑했잖아

 

근데 그때 나는 사랑하는 척 했어

네가 나에게 진심을 이야기할 때

나에게 사랑을 고백할 때 나는

이미 긴 짝사랑 때문에 지칠 대로 지쳐있었어

더 이상 뜨거워질 수 가 없었고

더 이상 너에게 줄 수 있는 마음이 없었어

 

너의 사랑이 뜨거워질수록

그 시간에 비례해서 내 마음은 식어갔어

의무처럼 사랑을 억지로 토해내고

 

너와 헤어졌어

 

너를 혼자 좋아하며 애태우는 동안

타이밍의 중요성을 알았어

 

우리 얼마나 사랑하는지

우리 얼마나 진심인지 중요하지 않았어

 

우리에게는 타이밍만이 중요한거였어

 

 

 

성명:정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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