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차 창작콘테스트 시 공모 / "최고의 의미" 외 4편

by 헤매 posted Jun 06,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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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고의 의미

 저 붉은 건물이 빛나는 것은

 우리의 눈이 빛나기 때문이다.


 저 사람이 눈물울 흘리는 것은 

 우리의 이빨이 보이기 때문이다.


 저 나비의 날개가 찢어진 것은 

 우리의 머리가 원하기 때문이다.


 내 머리가 터질 것 같은 이유는

 지식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돈과 산


 까마귀 날자

 눈이 떨어졌다.


 까마귀가 날아온

 저 언덕엔


 말라버린 향기가

 썩어가는 나비가


 드르륵 드르륵

 단단한 장비가

 술에 단단히 취해

 재미로 산울 깎는구나.


 



 이제야 발견한 사실


 71층.

 왼쪽애서 두 번째.

 서울의 한 건물.

 3시 30분.


 나는 알지 못했다.

 사람들이 모두 잠든 시간에

 기계들이 분주히 일을 한다는 것을


 삐걱대는 관절의 팔다리로

 창밖을 한 번 바라보고,

 어깨를 조금 내리고,

 자신의 위치로 돌아갔다.


 아아

 기계도 눈물이 있던가?



 착각


 햇빛이 강렬하게 내렸다.

 고개를 숙여 검은 땅을 바라봤다.


 그곳에 그려진 그림자가

 자신인 줄 믿었다.


 눈도, 코도, 입도, 표정도 없는

 그저 땅에 엎드려있는 멍청한 개미떼가

 나는 아니었나보다.



 나비의 꿈


 번데기에서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나비들이 한 곳에 모여 날아가는 법을 배운다.

 저어기 멀리서 한 마리의 큰 나비가 일직선으로 날아왔다.

 어린 나비들은 이곳으로, 저곳으로 방황하기 시작했다.

 저기서 날아오는 나비는 나비가 맞을까?


 큰 나비는 어린 나비들에게 말했다.

  이 새끼들아, 너네의 날갯짓은 잘못됐어.

  지금부터 나는 법을 싹 뜯어고쳐줄게.


 며칠의 시간이 지나고-

 어린 나비들의 모습은

 어른 나비들의 모습으로,

 저 멀리 보이는 꽃을 향해 날아갔다,

 주변의 꽃들은 가려진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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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 김현섭

이메일주소 : bad0time@naver.com

연락처 :  010947897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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