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긴 항해를 마친 배들이
옆구리에 붉은 녹을 훈장처럼 달고
태종대 뒷 바다에 모여있다.
고기를 낚던 어선
기름을 나르던 유조선
사람과 같이한 여객선
벌크선,견인선...
화려한 과거는
한 낮의 시간 때우는 입담에 불과하고
이제 남은 것은
몇 가닥 남지 않은
새색시 옷고름 마냥
붉은 철쭉같은 생명
2. 백곡 저수지
산들이
머리에 흰 구름을 두르고
물가로 내려 왔어요.
옹기 종기 모여 앉아
무슨 이야기를 저리 하시나
나도 한번 끼어 볼까 하다가도
세상에 두고 온 것이 많아서
선뜻 함께 하지 못함은
미련인가?
사랑하는 사람과 단둘이
산들이 모여 사는
조~오기에서
콩이랑 보리랑 심으며
하나님 모시고
아들딸 열둘 낳아
행복하게 살고 싶구나
3 연주
지긋이 눈을 감고
소리를 만든다.
감촉 좋은
밝고 찬란한 빛깔의 소리를 만들기 위해
현위에 뛰노는 손가락들이
마음의 분신이 되어
막 생산된
따뜻한 소리에 혼을 담는다.
4. 비상
날자
날자
내 꿈을
빛살위에
걸어놓고
새털처럼
날자꾸나
5. 새벽같은 그대에게
새벽
그대는
깊은 밤의 검은 눈동자 같은
새 날의 시작입니다.
새벽
그대는
어둠으로부터 막 건져올린
청어의 짙푸른 등처럼 푸르릅니다.
새벽
그대는
그 차가운 검은 바다를
붉게 태우고 마는 해처럼 내 가슴을 뛰게 합니다.
새벽
그대는
그 순결한 아이의 웃음처럼
투명합니다.
그대는 나의 영원한 새벽입니다.
서동수
010717016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