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두 편(변심, 아버지)

by 비타민 posted Nov 22, 2014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변심


그리움은 식상해졌고

열정은 일상이 되었다

약속은 무덤덤해지고

설렘은 익숙함이 되었다

액자 속 환상은 거울 속 주름이 되어

허망한 삶의 어느 길목에 서서 나는

하염없이 망설이며 운다


변한 것은 내 마음인 것을

괜히 그 사람 탓.

바랜 것은 내 용기인 것을

괜한 세월 탓.



아버지


눈 감으면 보일듯한

찬 새벽공기의 아버지 냄새

짜디 짠 바닷바람 닮은

푸르스름한 새벽 머릿결

손 내밀면 물들듯한

까무잡잡한 아버지 얼굴

다정하게 부르던 내 이름의 기억이

어제처럼 선명한데

부지런한 걸음걷던 넓은 등이

한없이 그리운 날에 나는 서러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