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심
그리움은 식상해졌고
열정은 일상이 되었다
약속은 무덤덤해지고
설렘은 익숙함이 되었다
액자 속 환상은 거울 속 주름이 되어
허망한 삶의 어느 길목에 서서 나는
하염없이 망설이며 운다
변한 것은 내 마음인 것을
괜히 그 사람 탓.
바랜 것은 내 용기인 것을
괜한 세월 탓.
아버지
눈 감으면 보일듯한
찬 새벽공기의 아버지 냄새
짜디 짠 바닷바람 닮은
푸르스름한 새벽 머릿결
손 내밀면 물들듯한
까무잡잡한 아버지 얼굴
다정하게 부르던 내 이름의 기억이
어제처럼 선명한데
부지런한 걸음걷던 넓은 등이
한없이 그리운 날에 나는 서러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