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지 못하리]
하얀 바람 일렁일렁
붉은 꽃 피고 져도
그대는 알지 못하리
보내고 보내도
닿지 못해 돌아온
그 마음 알지 못하리
아린 애틋함
뼛속 깊이 파고들어도
저 홀로 알지 못하리
더 이상 외로울 것도
슬플 것도 없음을
오늘도 알지 못하리.
[짝사랑]
낯설음에도
오솔길이 있어
어느새 익숙해지고
퇴적암처럼 쌓였다가
추억 속에
녹아드는 무심함
내밀한 고백으로
떠오를 때면
차라리 잊어버리자
보고픔 탈탈 털어
피운 꽃 한 송이만
깊숙이 품어 안고서.
[잊으리]
아프다는 건
그만큼
사랑했다는 증거
눈물 뚝뚝 흘려도
지금은
단단해져야 할 시간
미련일랑 버리자
그리워하리라는
착각도 버리자
이별의 슬픈 패턴
가닥가닥 풀어헤쳐
암호 풀다가
죽은 사랑이거든
애도의 바람 속에
묻어버리자.
[이별후]
대답 없는 말은
아픈 언어를 낳고
한곳 향한 마음은
송수신을 방해한다
쾌활한 웃음마저
허상이다
촉수는 꽃혀
작은 파문 일으켜도
쭉정이 대화는
공허할 뿐
[그날]
내 눈빛이
이별을 고하던 날
너는 아리랑을 불렀지
시작종이 울렸고
너는 도살장 가듯
선생님 손에 끌러나갔지
야유 섞인 미소
수치심 느꼈을 너
모든 게 내 잘못 같았지
알 수 없는 힘이
나를 네게 이끌었어
순간 따가운 시선들 내리꽂혔지
엎드려 있던 너는
고개 들어 나를 봤고
나는 너의 고인눈물을 봤지
본 명: 서희정
휴대폰: 010-5137-1335
메 일: actor5137@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