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한국인] 제19회 창작콘테스트 시 부문 공모 - 편백 나무 외 4편

by 임수진 posted Sep 29,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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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백 나무>



널 만지던 촉감이 그립다.

털 하나하나의 느낌

유난히 좋아했던 까칠한 듯 부드러운 발바닥

그럴 때마다 난

이제 네가 된 편백 나무 잎사귀를 만진다.

가끔 놀러 오는 이름 모를 새와

옆 화단, 끝없이 자란 강아지풀은

어느새 너의 친구가 되었다.

 

네가 그리울 때마다 난

이제 네가 된 편백 나무 잎사귀를 만진다.

너를 만진다.

까칠한 듯 부드러운 촉감

네가 참 보고 싶다.






<파도의 위로>



반짝이는 바다를 가만히 본다.

비가 조금씩 내리는 궂은 날에도

너의 수천만 번의 반짝임은 여전하구나.

까만 우산을 가만히 들고 널 하염없이 보았다.

그저 바라보았다.

파도가 거세도 그 안의 너는 참 예쁘구나 하면서

비가 내려도 빛나는 네가 참 부러워지면서

 

반짝이는 바다를 가만히 본다.

너를 보는 멍한 시간 동안 생각했다.

나도 저렇게 반짝여야지 하고

나에게 넌, 작은 위로였다.





 <별의 의미>



별이 반짝 빛났다.

누군가 말했다.

저렇게 빛나는 건 가짜별이야

저건 인공위성이야

왠지 모를 실망감에 물든 어린 마음

 

이제야 생각한다.

아름답게 빛나는 무언가가

별이든 인공위성이든 뭐 어떤가

빛남이 내 마음에 물들면 그뿐인데






<사물 소리>



눈앞에 어지러이 놓인

사물들을 톡톡 쳐본다.

신기하게도

어느 것 하나, 같은 소리를 내지 않는다.

묘하게 다른 음의 색

 

나의 소리는 어떨까

맑을지

두터울지

나를 톡톡 쳐본다.

내 마음을 똑똑 두드려본다.






<이해되는 마음>



비가 주룩주룩 내리면

왠지 모르게 슬퍼진다.

, 묘하게

마음이 포근해진다.

 

싫은데 좋은 마음

위선적이지만

이해되는

그 무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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