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한국인] 제19회 창작콘테스트 시 부문 공모 - 창 밖 너머로 들이치는 햇살 외 3편

by 김기성 posted Sep 30,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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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밖 너머로 들이치는 햇살

 

창 밖 너머로 들이치는 햇살이

너무도 따가워 블라인드를 친다.

그래도 들이치는 햇살에 두 눈이

시리고, 나를 비추는, 그러자

내 치부를 들추는 그 햇살이

무서워 창문을 까맣게 칠 한다

 

낮과 밤이 바뀌면 시간이 좀 더

빨리 흐르기에 그래서 바꿨다

낮을 밤으로.

 

모두가 바삐 움직이는 그 시간

밤새 고민을 고민에 그친

그러다 어느새 자기연민에 빠진

그래서 더욱더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나는, 까만 창에 기대 잠을 청 한다

 

자고 일어나면 모두가 일한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

어디론가 한 발자국이라도

앞으로 나아간 시간을 뒤로하고

집으로 되돌아오는 시간

그제야 나는 눈을 뜬 다

 

그러고는 다시 시작되는, 고민을

고민에 그친, 그러다 자기연민에 빠진,

모든 책임을 제3자에게 뒤집어씌우는

책임회피의 시간, 더 이상 까맣게

칠한 창문이 필요 없는, 달빛에

내 치부가 드러나지 않는 어두운

시간, 또 하루가 그렇게 시작 된다

 


자기연민이라고 말하는 순간

 

자기연민이라고 말하는 순간 탓하게 되는 남

나만 불상하다, 나만 안됐다고 간단하게

말하며 모든 책임을 남에게 전가하는 말

빠져나올 수 없는 수렁으로 빠져든다... 그렇게.

 

스스로가 세상에서 제일 불쌍하다며, 그리고

이 모든 불행의 씨앗은 내가 아닌 남이라며

그래서 책임을 지기보다 남 탓으로 돌리고

그리고는 스스로를 위로한다, 나는 피해자라며.

 

뭐가 그렇게 안타깝고 안쓰러운지

세상에서 내가 제일 불행하다며 연민,

밥에 술에 다 챙겨 먹으면서 매일같이

세상에서 내가 제일 불쌍하다며 애민.

 

자기연민이라고 말하는 순간 빠졌던 덫

나만 슬프다, 내가 제일 힘들다는,

한탄하기보다 자기최면에 더 가까웠던

스스로를 불행하게 만들뿐인 주문

 

바로 자기연민

 

 


발자국을 내딛다

 

또 한 발자국을 내딛다

이내 다시 두 걸음 뒷걸음질.

또 스스로를 자책하다

이내 다시 두 걸음 뒷걸음질.

 

발자국을 뒤로 남기면

그게 무서웠나 보다

자꾸 뒷걸음질 치며

지나온 발자국을 지웠다

 

아마도 갈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나보다, 과거로

잘못된 선택을 한

바로 그 시간으로

 

한 발 뒷걸음질 치며

자책을 하고, 두 발에는

책임전가를, 세 발에는

자기연민을 했다.

 

지나온 발자국을 지우며

걷다보니 어느새 도달했다

바로 처음 그 시작점으로

하지만 이내 들어온

 

익숙한 발자국 두 개,

그건 자책을, 책임전가를,

자기연민을 하며 가고자 했던

행복했던 과거가 아닌

 

바로 그 순간, 뒷걸음질

치기위해 뒤로 발을 내딛던

그 순간에 미처 지우지

못했던 바로 그 첫 발자국

 

망설임에, 고민에, 다른 것보다

더 깊숙이 파였던, 고민의

흔적이 남아있는 그 발자국

바로, 그 발자국

 

괜스레 하늘 한 번

쳐다보곤 생각이 들었다

이것마저 지워버리면

나는 어디에도 없을 거라고

 

이것마저 지워버리고

다시 뒷걸음질 친다면

더 이상 지울 발걸음이

없다는 사실을

 

그래서 용기를 내보았다

앞으로 한 발, 내딛다

다시 한 발을 내딛었다.

그러곤, 발자국을 계속 남기며

발자국을 뒤로 남기며

그렇게 흔적을 만들며

앞으로 나아갔다.

 

 

 

이유 없이 설레던 이유

 

이유 없이 설레던 이유

그러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이유 없이 우울한 이유

이렇게 들쑥날쑥한 기분은

아마도 마음이 공허하기에

자그만 감정의 변화에도

하늘을 나는 기분이 들지도

땅 속에 묻히는 기분이 들지도

그래서 들쑥날쑥한가보다

 

텅 빈 마음을 채우려 하나 둘

떠올리는 사람들의 얼굴

그러나 채워지지 않는 갈증에

책을 펴고 빠져든다, 글 속에

 

잠시 찾아오는 일시적인 평화

하지만 여전히 비어있는 마음

그래도 채워지지 않는 공허를

하얀 종이에 채운다, 내 마음을








김기성/clo604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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