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하늘을 동경하기 때문에
나는 해의 움직임을 느낄 수 있다.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애매한 순간과 애매한 시간.
여름의 5시의 해와 여름을 지나치는 5시의 해는 하늘을 다르게 물들인다.
그것은 결코 해가 좋아서 알고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늘의 색이 미묘하게 바뀌는 순간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나는 다만 그것을 사랑 할 수 밖에 없었다.
그것보다 아름다운 색은 본적이 없었다.
노을 보는 것을 즐겨한다.
나는 점차 다양한 시간대의 하늘을 사랑했고 매순간 관찰 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무심코 하늘을 봤을땐 비행기가 아주 가까이 날아가고 있었다.
‘난 대충 바른 시멘트 바닥을 걸을 때 그쪽들은 어딘가를 향해 날고 있군요.’
그리고 그 비행기의 궤도를 따라 천천히 고개를 돌리면 또 다른 비행기가 산 뒤로 넘어가고 있다.
서로 멀찍이 비행운을 그렸다.
그리고 그 사이를 또 다른 비행기가 지나갔다.
이제부터 나만의 길조를 만들려고 한다.
내 머리 위의 하늘 조각에 세대의 비행기가 모습을 보이면, 그날은 운수가 좋은 날이라고.
하지만 그날 이후 하늘은 나의 행운을 시기하는 것 마냥 세대의 비행기를 동시에 띄우지 않으셨다.
나는 하늘을 동경하기 때문에 믿는다.
내가 보는 하늘 조각 바깥부분엔,
나를 위해 기다리는 수많은 비행기들이 존재한다는 걸.
다람쥐 입안은 왜 가득할까?
농담으로 하는 얘기 일 수도 있지만
100년 전 만해도 다람쥐 볼은 빵빵하지 않았어
갈색 잎이 떨어지고
주변에 한 걸음 걸러 도토리가 밟히는 시기가 왔어
작다면 작은 도토리나무 아래 살던 다람쥐 가족들은
가볍게 도토리를 주워와 만찬을 즐겼어
다음날 엄마 다람쥐가 아들 다람쥐에게
도토리 열알을 주워오라고 시켰어.
토실하게 살이 오른 엉덩이를 두드리며 말이지
아들 다람쥐는
입구에 쌓인 바스락 거리는 낙엽을 치우고 나갔어
“어?” 길게 뻗은 다리가 눈에 보였어
그것들은 난생 처음보는 길다랗고 무서운 존재였어.
“아이쿠! 다칠 뻔 했잖아!”
그것들은 커다란 손으로 눈앞에 있는 도토리들을 모조리 주워갔어
눈 깜짝할 사이에 말이야
아들 다람쥐는 울며 엄마 다람쥐 품에 안겼어
다람쥐 가족 가장은 이런 생각을 했지
‘이러다 눈바람 부는 삭막한 계절에는 도토리 냄새조차 못 맡겠구나.’ 하고
그 때부터 일 거야.
다람쥐 가족들은 커다란 손들이 오기 전에
다급하게 도토리를 주워댔어
들고 다니기엔 손이 너무 앙증맞아서 입에 우겨넣기 시작했지
그랬더니 그들이 알 수 없는 말을 해대며 다람쥐 가족들을 공격 했어
아빠 다람쥐는 가족들을 보호하며 집으로 모두 모았어.
그러더니 도토리보다 큰 눈망울에서 눈물이 뚝뚝 흐르더라.
아주 세상이 각박해졌다며-
그래서 100년이 지난 지금도 다람쥐 가족들은 그들을 보면 피해 다닌단다.
고래섬
슬픈 고래 이야기를 아니?
그들은 서로 사랑 했어
하지만 정말 안타깝게도
그들은 곁을 떠나버렸단다
고래는 평생을 한에 맺혀 살았지
나이가 들고,
파도의 주름을 따라 흘러가며 살다보니까
작은 섬을 만났어
물을 가르며 나와
모래 위에서 자려고 눈을 감았어
그러다 무심코 옆을 봤는데
오래전 주파수가 끊긴 그녀가 있더라
매끈하던 피부가 말랐어
푸석푸석 하더라
총명하던 눈동자가 희더라
그녀 옆엔 내 아버지가
어머니가 친구가 친한 내 사람들이
줄줄이 누워 있더라
눈이 감겼어
별이 보였고
나도 부는 바람에 말라 가더라
무시무시한 그물을 피하려고 다들 도망친 거더라
‘그래도 다행이야, 모두 이 섬에 잠들게 돼서‘
내 이야기 들어줘서 고마워
고래는 눈을 감았다.
아버지
슬금슬금 곁을 피합니다.
어색하고 무거운 분위기가 싫다고 합니다.
냄새가 풍겨 싫다고 합니다.
그대는 나를 아끼지 않는다고 생각 합니다.
잘못 살았습니다.
공기마저 무겁다 느낄 만큼 힘든 그대에게
고된 하루를 홀로 비워 내야하는 그대에게
말벗이 필요해 힘들게 입을 여는 그대에게
나는 매정 했습니다.
잘못 살았습니다.
평생 쏟아 없는 사랑까지 탈탈 털어준 그대에게
나는 매정 했습니다.
잘못 살았습니다.
대한민국에서 꿈을 꾼다는 건
아니꼬움이 발동 걸렸다.
“나 대학 안갈거야.”
한마디에 주목받았다.
나를 믿어달라고 사정했다.
“니가? 뭘 하고 있긴해?”
그들은 내 작은 노력은 무시하고 큰 결과만을 바랬다.
수 많은 시나리오가 날 이끈다.
주위의 시선에 겁먹은 거라면,
당신들의 이루지 못한 소망을 기대하는 거라면,
난 더더욱 내 길을 가야겠다.
“대학가서 휴학하는 건 바보 같은 짓이야.
결혼하고 이혼하겠다는 게 아니라
그 전에 파혼할 최소한의 기회를 잡겠다는 거잖아.”
후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선택의 어디로든 후회가 따른다면
나는 사랑하는 일을 선택할 자격이 있다.
절대 누군가를 탓하지 않는다.
지금 내 선택을 믿으니까.
언제부터 그들에게 내 꿈은 아니꼬움 이었을까.
이름 이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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