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한국인] 제19차 창작콘테스트 시 부문 공모 / 내가 사는 곳 외 4편

by 건우건우 posted Oct 07,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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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곳

 

귤색 햇살이 내 얼굴에 드리울 때

마음으로 하늘을 보다보면

어느새 귤색 노을은 사라지고

내 마음 가득 채우는 연분홍 노을

그 달콤함에 취해 하늘을 보다보면

순식간에 제 모습 감춰 몹시 야속하다

제비꽃이 핀 하늘이 나를 달래지만

나는 연분홍의 취기에 제비꽃을 지나친다.

 

마침내 하늘이 눈을 감으면

나도 눈을 감고 발을 재촉한다

별의 강을 등지고가는 줄도 모르고

제비꽃 향기도 맡지 못하고

내가 어디를 걷는지도 모르고

달콤한 연분홍 하늘을 생각하며

그렇게 걷는다.






다가옴

 

후두둑 후두둑

컨테이너 두들기는 노크소리

문 틈 비집고 들어온 파릇한 냄새

코 끝에 아른 거릴 때

잡힐 듯 말 듯 살랑이는 그리움

그 끝자락에

한 손가락 걸칠 때

컨테이너 가득 채운 파릇함이

너무도 싱그러워 아득하다.

 

그렇게 온 손님

어느새 창가에 자리잡고

창문 비좁다고

더 새차게 노크한다.






당연함

 

봄과 꽃 함께하고

여름에 비 함께 하는 것

너와 내가 함께 하는 것

꽃과 비를 함께 맞는 것




백구

 

너의 하얀 집에 살고 싶어

애교를 부려봅니다.

 

비록 작은 집에 묶여 지내더라도

하얀 집이 너무 아름다워

저는 괜찮습니다.

 

새하얀 집이 얼룩지지 않도록

평생 지키며 살겠습니다.






선물

 

너에게 준 마음, 선물,

그건 사실 나에게 선물을 준거야

내 손과 마음에 향기가

더 오래 머물러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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