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당신과 나 사이.'
좋아했어요.
아니
사실 그게 사랑이라는걸 알았습니다
그런데 우리 사이에 내가 너무 과분한
마음을 품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차마 그 말은 할 수 없었습니다
당신과 나 사이
그보다 과분한 감정은 내 몫 입니다.
2.
'당신을 위해 한 일.'
당신을 위해 내가 한 일이 뭐가있나 생각했다
유일하게 당신을 위한 것은 먼 기도 였다
머나먼 기도
그리움 이라던지
종종 떠올린 생각 이라던지
여전한 사랑 같은 것은
당신이 바란 적 없으니
그것은 그저 내가 한 일,
그것에 지나지 않았다.
3.
'진눈깨비'
눈도 비도 아닌것이 '진눈깨비' 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더니 비로소 완성되었다.
그 존재로의 인정
부족함이 사라지는 일.
4.
'그때 울어야 했다.'
고여서 웅덩이가 되기 전에
그 웅덩이에 발이 빠지기 전에
갑작스레 퍼부어 내리는
말릴새도 없이 내리는 소나기가 오기 전에
가랑가랑 맺혀 예고하는 가랑비 일때
바람 일지 않고 차분히 내릴
금세 말릴 수 있는 보슬비 일때
그때 울었어야 했다.
5.
'무게.'
깃털이니 여긴것이
그 무게가 50kg 이다.
무게가 50kg이나 되는 것이
그저 깃털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