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
사막 속 부랑자
홀로 태양 속 걷는다
무엇이든 할 수 있지만 무엇도 할 수 없는 시간
모래 폭풍 속에서 길을 잃고
허둥대는 발길 재촉한다
성급하게 손에 쥔 모래는 손가락 사이로 흩날린다
깨어진 모래시계처럼 공중으로
휘몰아친 바람에 날아가 버린
모래와 부랑자
결국엔 빈손이다
<막대기 춤>
-‘북 치는 원숭이’기사를 읽고
내 손에 들려진 이것은
누가 잡았던 것일까
그는 지금 어디에서
무얼 하고 있을까
이 막대기의 끝은
어디를 가리킬까
나의 마지막 이정표는
어디쯤일까
불안한 내 몸뚱어리는 뜨겁게 달아오르고
참지 못한 막대기가 춤사위를 벌이고
사람들은 내 머리를 가르고
영혼을 훔치고 있다
나는 북을 치는 것이 아니라
내 절박함을 알리는데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킬킬대기만 한다
내 몸뚱어리는 뜨겁게 익어가고
이성은 마비되고
북소리는 점점 잦아들고
막대기는 춤사위를 멈추고
<회전>
내 영혼 훔쳐 간
그 사람 떠나가던
오롯이 홀로 시간이 멈춰버린 그 때
배를 타는 여인들의 모습
빠르게 흘러가고
뒤에서 울리는 발자국 속 사람들
칠판 위 수학마냥
바람으로 사라지면
나는 느낀다
세상의 움직임을
누군가가 스쳐 지나가고
그 향내 따라
잃어버렸던 기억 돌아오는 소리를
<불안>
예고도 없이
다가오는
먹구름 서슬에
몸을 떨었어
숨 가쁘게
뛰어 오르는 심장
애써
외면하지만
짙은 무기력이
발목
잡았어
대책 없이
쏟아지는 비
고스란히 다 맞았어
찬 기운 스며드는 옷자락
무거워지면
어둠에 짓눌린
마음 한 자락 달려오는데
난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어
<기억>
꽃잎 한 장 떨어지네 소리도 없이
땅까지 가는 짧은 순간
얼마나 많은 시간 아름답게 깃들었을까
마음 아픈 비 찾아 왔네
내 마음도 비에 젖네
꽃 떨어지고
내 마음엔
비 내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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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강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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