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다시 만나는 것
2. 구멍 난 가슴
3. 월동준비
4. 삼겹살
5. 성숙
다시 만나는 것
살다보면
사람을 다시 만난다는 것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연인처럼
헤어진 것도 아니지만
오랫동안 못 만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우리에게 그리움이 없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그리움은 더 커졌다.
세상살이
먹고살기 바쁘다보니
서로 그리워만 할 뿐 실행을 못했던 것.
오늘 저녁
그런 사람들을 만나러 간다.
함께 부르던 그 노래를 부를 것이다.
구멍 난 가슴
하늘에 구멍 나면
비 맞으면 그뿐이고
창문에 구멍 나면
막으면 그뿐인데
내 옷에 구멍 나니
기워줄 그님 생각
내 맘에 구멍 나니
고독만 가득하네.
올겨울은 어이할꼬.
월동준비
외로움이 우수수
떨어지는 가을엔
혼자가면 외롭다.
사정없는 찬바람
외로운 가슴으로
속절없이 파고든다.
올겨울엔 나도
따뜻한 뒷모습을
자랑하고 싶다.
누군가 다정하게 기댄.
삼겹살
좁고 어둡고 더러운 곳에서
희망 없이 산다는 것.
그것은 살아도 산 것이 아니었네.
껍질이 벗겨지는 고통도
온몸을 난도질당하는 고통도
그래서 무덤덤했네.
그런데 세상에 나와
나를 보고 환장하는 사람들을 보며
산다는 게 뭔지 이제야 알게 되었다네.
한 점이라도 태울까 노심초사
애지중지 하는 그대들 사랑에
내 기꺼이 그대들 밥상에
빨갛고 하얀 꽃으로 피어 오르겠네.
성숙
나무는 열매가 떨어짐을 슬퍼하지 않는다.
씨를 뿌리고 자연으로 돌아감을 기꺼워 할 뿐.
벼는 고개 숙임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다만, 노랗게 익어갈 뿐이다.
나동수
010-4564-6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