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한국인]제 20차 창작콘테스트 시 부문 응모 - 멸치볶음 외4편

by 뚱땡이와냐옹칫 posted Oct 26,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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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멸치볶음

2. 두통

3. 딴 생각

4. 고시생의 사랑

5. 겨울밤


-멸치볶음-


오늘따라 유독

멸치볶음이 짜다

지난번에는

많이 매웠는데


남이 해준 음식은

나를 향한 충고처럼

내 입에 맞기가 어렵다


하지만 항상 느껴지는

한가지는 분명하다

바로 어머님의 마음


때론 맵고, 때론 짜고

때론 달고, 때론 눅눅하지만


그 안에 담긴

나를 향한 마음은

늘상 하나라는것


사랑하는 마음이라는것

어머님의 정성이라는것


-두통-


지끈지끈 한것이

머리가 끓는듯하네


남들 좋다하는

냉수욕 따라하다


아직 팔팔한 내 청춘

먼길 떠나게 생기었네


귀가 얇다 하여 팔랑귀이니

참을지언정 버릴소냐


후회스런맘 뒤로한채

오늘하루도 참을밖에


-딴생각-



하기 싫은 일들은

딴 생각을 불러 온다


입가에 침이 고이는

맛있는 생각


눈가에 미소가 번지는

행복한 기억


가슴이 뜨겁게 뛰는

설레는 상상


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지만

오늘도 딴 생각을 한다


어머니와 장을 보러 가듯이

마치, 소풍을 가듯이.


-고시생의 사랑-


하루만 더 있다가면 안되는 것이냐

섭섭해 보이는 그녀의 뺨에

스치듯 키스를 한다


그리고 대구행 버스에 오른다

버스는 떠나고 손을 흔드는 여자도

더 이상 보이질 않는다


창밖은 어둑어둑하고

버스안은 티비를 제외하곤

모두들 침묵을 지킨다


문득 생각한다

언제까지 이래야되는 걸까

언제 이런 삶이 끝날까


좁은 방한칸에 도착하면

반겨주는것은 텅빈 방속

공허함,  외로움


그중 유일하게 하나,

나의 추워진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주던 것은


나 몰래 가방에 집어넣은

꾸깃꾸깃한 지폐 다섯장

숫자와는 상관없는 애틋한마음


가난한 사랑을 하고

힘들게 사랑을 하지만

그렇기에 허락되는것 같은


따뜻한 나의 사랑

내 삶의 버팀목이자

가장 아름다운 존재


가장 완벽한 사랑,

다신없을 고시생의 사랑.


-겨울밤-


하루 끝에 어둠이 드리우고

가로등이 제각각

태양을 비추어낼 즈음이면


언제나와 같이 길을 나서

밤의 정서에 한껏 취해

사연 많은 나그네가 되어본다


은행열매가 알알이 떨어진 거리와

밤을 품은 검은 나무들과 함께

내가 숨쉬고 있음을 지각 한다


해를 거듭하며 찾아오는

겨울이라는 손님과

잊을법하면 찾아오는 밤이라는 벗


마음속 한구석의

깊은 향수를 자극하는

아름다운 어둠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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