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문학 한국인] 제 20차 창작콘테스트 시 부문 응모 「종교 법칙」외 4편

by 쓰레빠신어 posted Nov 25,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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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1. 종교 법칙

작품1. 수면 아래 그 사람

작품1. 쉽게 그어진 선

작품1. 절개(節槪)

작품1. 석등(石燈)


종교 법칙


세상을 향해 외치던 뉴턴의 만유인력 법칙

세상을 향해 외치던 패러데이의 전자기 유도 법칙

세상을 향해 외치던 케플러의 행성 운동 법칙

이 모두는 인간이 더 나은 삶을 살도록

심신을 쏟아부어 만들어낸 것들이다.

 

인간 세상을 이롭게 하는 것이 어찌 이뿐이겠는가?

불교의 부처님

이슬람교의 알라

천주교의 성모마리아

기독교의 하나님

이 모두는 하나의 법칙이다.

 

단 하나의 목적

사람 사는 세상을 이롭게 하는 것

이것이 모든 종교의 법칙이다.

 

서로 멸시하고 짓밟고

공생과 상생을 모르는

이단에 가까운 법칙이

온 세상에 만연해

인간을 죽이고 있다.

 

부처님, 알라, 성모마리아, 하나님

이 모든 법칙은 목적이 같다.

 

왜 탄생했는지에 대해 이해해야 한다.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

그러면 행복하다.




수면 아래 그 사람



맹골수도의 거친 물살이
맹골수도의 쓰디쓴 바닷물이
모든 것을 집어삼킨 그곳
햇빛조차 다다르지 못하는
시커먼 적막감만 가득한 그곳
그러나 아직도 남아 있을 그 사람


출렁이는 파도의 울렁거림은
절규 속 몸부림치던 그대의 몸짓이 되어
세상을 향해 '나 여기 있소이다.' 외치네


목 터져라 부르짖어도 돌아오는 것 없고
목 터져라 노래 불러도 들어주는 이 없네
하지만 그대의 아름다움을 아는 나


나는 기억하리라.
나는 사랑하리라.
그대의 아름다웠던 삶을


맹골수도의 거친 물살과
맹골수도의 쓰디쓴 바닷물은
오늘도 여전히 자리를 지킨다.





쉽게 그어진 선


단백질, 혈관을 구성하는 주요 물질

우리 몸을 구성하는 물 다음으로 많은 것

그러나 단백질이 아닌데도 한민족의 혈관을 구성하는

보이지 않는 그것이 있다.

 

그것은 우리의 허리를 휘감아

위아래의 구분을 견고히 하는

쉽게 그어진 선을 만들고 있다.

 

검붉은 시뻘건 피가 흐르기에

살갗을 할퀴고 토해내야 하는

운명을 지녔지만

운명을 거스르고 싶은지

쉽게 지울 수 없도록

더욱더 튼튼한 혈관을 만든다.

 

혈관이 터져버려야 하는 운명을 계속 거스른다면

주삿바늘로 찔러 숨을 끊은 후 거둬들여야 한다.

 

어혈(瘀血)이 빠져 사라진 혈관은

통일 열차가 달리는 철도가 되고

백두와 한라를 잇는 고속도로가 되어

불멸(不滅)의 삶을 시작하는 새로운 한민족을 만들 것이다.

 

 

                                 

                                     절개(節槪) 

 

 

 

한라산 우뚝 솟은 구상나무 사이로

푸른 이끼 가득 입은 바위가 굳건히 서 있다.

 

비바람 몰아쳐도 변함없이 그곳에

뜨거운 한파가 몰아쳐도 끄떡없이 그곳에

무엇이 주어지건 사라지건 아랑곳하지 않고

한 곳을 지키는 곧은 절개가 이토록 아름답던가.

 

살기 위해, 이익을 얻기 위해 이리저리 왔다 갔다

믿음을 져버리고 배신을 거듭하는 그대들의 모습

 

, 한라산 우뚝 솟은 구상나무 사이로

곧은 절개를 지닌 바위의 위대함은

시로 저항한 윤동주의 절개 못지않구나.


                                     

                                    석등(石燈)


임 떠난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는 석등

차원의 흐름을 맞아 부르튼 살갗이

분산된 빛의 진동에 맞춰 떨리고 있다.

 

중력의 당김에 이끌려

싫다는 말조차 못 하고

서서히 몸을 낮추는

그대의 작은 영혼은

임 떠난 자리의 정적을 채우며

조용한 외침을 발산하고 있으니

외로워도 외로운 것이 아닌

쓸쓸해도 쓸쓸한 것이 아닌

죽어도 죽은 것이 아닌

행복한 고독에 잠들어 있다.

 

태봉국이 이루지 못한 불멸의 꿈을 좇아

임 떠난 자리의 정적을 채우며

궁예의 눈물비를 달빛에 적시어

철원을 넘어서는 차원의 빛을 밝힌다.

    


문학과는 어울이지 않는 물리학 교사입니다.

신춘문예 당선을 목표로 열심히 공부중입니다.


안현준

eliteahn@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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