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콘테스트 공모전 시 - 아내외 4편

by 영주희망솟대 posted Dec 01,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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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바로 옆에만 있어도 좋은,

아내를 처음 만났을때

갓 피어난 한송이 향기로운 꽃이 였습니다.


그것만으로도 너무 좋은,

아내의 관심을 끌기 위해

자그마한 미니쉘, 초코렛 책상위에 갖다 놓고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아내와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좋은,

아내와 밥을 먹을때면

비싼 음식을 사주지 못한 내 빈 주머니가

원망스러웠지만 함께하는 시간은

세상의 모든 것이 행복해 보였습니다.


아내는 힘들고 어려운 어둠의 계곡을

슬기롭게 잘 극복해 내었지만

아픔은 사라지지 않고 흔적을 남겨 놓았습니다.

아내가 아플때면

모든 것이 내 잘못인양 미안함이 가득하지만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아내는 지금도 많이 미안해 하지만

그런 아내를 바라보는 나는 더 가슴 아픕니다.

아내의 눈치를 알고 있다고 이야기는 못하지만

내 삶의 전부가 되어 버린 아내는

지금도 믿지는 않지만


아내가 있어서 너무 좋은.

>


미워하면 안되는데 

 

미워하면 안되는데

저 멀리 어둠의 골짜기에서

미움이 꿈틀거린다.


미워하면 안되는데

보지 않으면

듣지 않으면

미움도 없으련만


미워하면 안되는데

미움이 마음을 병들게 하는 것을

알면서도 쫓아내지 못하는

어리석음에 빠져 버린다.


미워하면 안되는데

눈을 감으면 귀를 막으면

미움이 엄습하여 나를 괴롭힌다.


미워하면 안되는데.

>

가을은

코스모스가 가을을 노래하고

대지는 풍성한 열매를 가져다 준다.

말없이 건네 주기만 하지만

달라고 하지도 않는다.

 

먹으면 싸고

싸면 또 먹는다.

똑똑하던 그러하지 않던 자연은 공평하다.

우쭐대지도 않는다.

지혜롭던 어리석던 하루는 똑같다.


코스모스는 말없이 가을을

이야기 하고

을 뜯어 먹고 있는

늙은 송아지는

아무말도 하지 않는다.


금빛모래위에 가을이 내려와 앉는다.

정신줄 놓고

허수아비가 된 자의 가을도

책을 들고 깊은 가을 하늘을

읽어 가는 이도

가을은 그냥 가을이다.

>

가을이 내려온다.


가을이 내려온다.

서천의 물길위

파란하늘 무대로

고추잠자리 춤을 춘다.


코스모스 바람따라

박수를 보낸다.


아침이슬 품고 들녁이 익어가고

밤송이 따가운 가시 사이로

붉은 알들이 어깨동무하며

고개를 내 민다.


가을이 내려온다.

서천의 물길위에

구름이 앉아

가을을 이야기 한다.


갈대 사이로 바람이

움직이면 가을은 더 깊어 간다.

>

내가 된다.


눈을 부시게 하는

밝은 빛과 함께

때로는 눈을

감아 버려야 하는

이상한 소리들이 주저 없이

그대로 뇌속으로 파고 들려온다.


그 소리에 가슴이 아프기도 하고

타인의 소리에 행복을 담아 보기도 한다.

분노로 가득한 비판의 독설로

무장한 내 모습에 스스로 놀라 소스라 친다.


어리석은 것

내 스스로 어둠의 강에 뛰어 들고 있구나!

꺼지지 않는 밝은 빛은

또 다른 누군가에 의해

살아 꿈틀 거리고

세상은 온갖 소리로 가득하다.


함께 공존하지도 못하지만

나누워 존재 하지도 않는 것들이

서로 부둥켜 안고

눈속으로 스며든다.


눈속으로 스며들어 내가 된다.


                                                                                                                                               임왕규

plus04240714@hanmail.net

010-4535-7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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