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회 공모 '시'부문-영은 무게가 없어요 외 4편

by 참바람 posted Dec 09,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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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무게가 없어요

 

 

김 선 애

 

 

질질 짜는 사랑은 이제 그만!

사랑은 내 것이니까요.

 

끌어 당기세요.

쭈뻣거리지 말고요.

화끈한 당신!

 

사랑의 줄다리기는

힘의 싸움이 아니라, 영의 싸움이에요.

텔레파시로 님을 쭉~끌어 당겨 보세요.

손 하나 안 되고도 끌려 올 거예요.

 

영의 줄다리기는 힘이 필요 없어요.

손 하나 까딱하지 않아도 이길 수 있어요.

내 님을 원하는 대로 사랑할 수도 있어요.

 

싸움에서 이기고 지는 것은 말이죠?

바로 영적으로 누가 더 세느냐에 달려있어요.

 

은 무게가 없어요.

남자도, 여자도 없지요.

동물도, 식물도, 신도 모두 무게가 똑같아요.

그걸 알면요?

세상을 힘의 원리로 대응할 건덕지가 못 돼요.

 

더 이상 싸우지 마세요.

은 삶을 가볍게 해요.

날개 위에 삶이란 녀석을 얹히고 날 수도 있지요.

 

 

 

 

       

삶은 그림자

 

 

김 선 애

 

강렬한 햇살에

손을 뻗어 보니

벽에 드리워진

그 손이 담백하다.

 

화려한 그 무엇도

빛 속에서는

그림자일 뿐!

 

알록달록 색깔도 없고

깊고 얕은 주름조차도 없다.

그저 남은 건

무채색의 아웃라인만 잡혀 있을 뿐!

 

세상에 태어나 무엇을 했으며

무엇을 갖었으며

무슨 영광을 누렸는지는 그 속엔 없다.

다만, 크로키 상태로 존재할 뿐!

 

겸손함의 참 의미를

빛에 비쳐 본 손의 그림자가

똑똑히 말해 줄 뿐.



내 영혼을 훔치는 사람

 

 

 

김 선 애

 

 

 

 

입술을 슬쩍하는 건 조금 훔치는 것이고

가슴을 훔치는 건 많이 훔치는 것이고

하복부를 도둑질 하는 건 전부를 훔치는 것이고

거시기 음부를 강간하는 그 입술은

영혼까지 훔치고 싶은 사람인 겨.

알았는 겨?

 

음부를 갈구하는 남자는

자신의 모든 걸 바쳐 당장 죽을지언정

영혼까지 바쳐 한 여자의 모든 걸 탐닉하는 사람인 겨.

그런 용사가 아니면 절대로

자신의 여자를 소유할 자격이 없는 겨.

냄새나는 음부까지도 뜯어 먹고 싶어

배 고파 헐떡이는 늑대가 돼야하는 겨.

 

음부는 입술의 축소판인 겨.

단지, 보이지 않는 곳에 숨겨져 있다는 것 뿐이지.

보이는 것을 가질 줄 아는 남자는 겁쟁이고,

보이지 않는 것을 가질 용감한 사람은 전사인 겨.




전 강도예요

 

 

 

김 선 애

 

 

 

전 강도예요.

도둑질도 대빵 잘해요.

살인도 잘하죠.

범죄자입니당.

 

얼른 경찰서에 신고하세용.

이런 미친 여자 여기 있다고.

 

당신의 영혼도

제가 도둑질할 겁니다.

잘 관리하세요.

 

언제

어느 때

새치기할지 모르니깐요.

 

여기 예쁜 아가씨들 중

맘에 드는 분을 골라 봐요.

어떤 스타일을 원하세요?

 

돈 많고 골 빈 그녀?

돈 많고 늘씬한 여자?

지식이 하늘을 찌르지만 지혜가 ''인 여인?

지혜가 많지만, 가난하고 못난 미친년?

 

떨이로 줄 게 어떤 여자를 선택하실 건가요.

 

남자왈

제가 좀 욕심이 많아요.”



그 년은 걸레입니다

 

 

 

김 선 애

 

 

 

그 년의 몸은

너덜너덜한 걸레예요.

 

하늘은 그 년을 태초의 계획대로

쓰레기통에서 끄집어 올려

 

하이타이 듬뿍!

락스 진탕 퍼 부어 희고, 뽀앟게

영혼을 백옥같이 삶았어요.

그 곳에서 순결한 한 송이 빨간 장미 꽃이 피었지요.

 

하늘이 그 년의 심장에

깊고 넓은 텅 빈 마음의 방을 지어 놨어요.

 

세상에서 바보라고 손가락질 당하는 존재들은

그들 마음엔 평화의 강물이 넘실거려요.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 일도 무수히 당하지만요.

그 년처럼 바보들은 헤벌레하게 웃기만 해요.

 

세상 사람들의 우스갯 거리로

조롱거리로

비웃음 거리로

그들은 삿대질을 당해도

 

우로 가! 좌로 가!’

꼼짝없이 움직이는 로봇트처럼 움직여요.

 

하늘은 너덜너덜해진 것을

본드로 붙여 사용해요.

 

가장 큰 순수함은 피 터지는 수모를 당할수록

그 안에서 세상에 없는 향기가 솔솔솔 뿜어져 나와요.

그 향기는 우주를 감동시키죠.

그걸 거룩한 존재라 부르는 거예요.

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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