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건져지는 존재의 이유
2.검은 밤
3.달콤한 인생
4.소년
5.혼잣말
1.건져지는 존재의 이유
먹고 싶지 않다
배고픔도 내 몸을 움직이게 하지는 못했다
나는 내가 죽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친구들은 나에게 말했다
바보,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미끼 먹는 것 빆에는 없어
그들은 나날이 살이 쪄갔다
그럴수록 친구들은 그들만의 세상에서 박수 받는 존재로 받아 들여졌다
밤하늘이 보고싶어졌다
내 유일한 낙은 밤 하늘을 올려다 보는 것이었다
별을 하나 하나 새고 있으면 낭만적인 무언가가 된 기분이었다
캄캄한 물 속은 날 나날이 죽어가게 하였다
좁디 좁은 검은 세상에 우리는 역류하고 있다
가치 없는 존재가 되어 이세상에서 벗어나고 싶다
더욱 더 힘 없는존재가 되어...
2.검은 밤
아른거리는 가로등이 비추는 검은 밤
빗소리에 모든 소리들은 자취를 감춘다
오직 나 혼자만이 차가운 공기와 마주하고 있다
나는 가만히 구두를 벗어 손에 든 채 저벅이며 빗속에 젖어 본다
발가락 사이로 축축하고 시린 무언가가 내 사이로 스며들어 온다
지나온 날들의 시간의 파편에
한 발 한 발 내딛는 걸음에 피가 스며든다
날 가려주는 어둠과 비가 고마워지는 밤이다
3.달콤한 인생
손아귀에 마지막 하나쯤은 쥐고 너와 나는 견뎌왔다
어리석게도 버티고 그 자리에 서있으면
불어 오는 것은 스쳐지나 가리라고 굳게 믿고
다툼 속 오가는 독설은 우리의 삶의 무게 때문일거라고
나를 다독이며
흐르지 않고 우리는 그 자리에 서있었다
우리는 무슨 결말이 보고 싶었던걸까...
4.소년
머리속에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것처럼
그는 천진난만한 웃음을 짓곤하였다
세상의 모든 슬픔을 가진 눈빛의 소년은
보호색을 선택했다
온전히 혼자만의 시간
정적의 시간을 그는 가장 두려워하였다
생각의 시간이 오지 않기를
내 기억이 과거의 향기를 불어오지 않기를
아직 자라지 않은 여린 소년을 들키지 않기를.
5.혼잣말
너와 나는 어디쯤에 있을까
헤어짐을 예감하고 너의 손을 잡았던 나는
항상 마지막을 준비했다
하지만 준비한 만큼 비겁했고
겁쟁이였다
겁쟁이는 말했다
이별을 준비하는 나는 승자라고
항상 속으로 되새겼다
그러나 그만큼 나의 고통은 시간은 더디게 흘러가고 또 흘러갔다
이따금 이유 모를 기억의 감정이 내 얼굴 위로 스쳐가곤 하였다
스스로 제어 하지 못하는 그것들의 반복
너와 내가 하나가 되던 날
설레임 보다는 후련함과 공허함이 찾아 왔고
훗날 네가 날 떠나더라도 이유 하나쯤은
찾을 수 있음에 나는 안심했다.
*이름:이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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