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회 창작 콘테스트 시 부문 - 거울 외 2편-

by 달빛아래 posted Dec 22,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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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거울


어느 날 문득 앉아

앞을 바라보니


한 여인이 있었다.


그 여인의 머리는 희끗했고

눈가와 코 옆에는 길게 주름이 잡혀 있었다.


그 여인은 내가 애타게 그리워하던

당신이었다.


당신의 삶도 이랬으리라


눈물나도록 아름다웠던 시간들은

잔인하리만큼 빠르게 지나가고


당신은 조금씩

언젠가 다가 올 이별의 그 날을

준비해 왔을 것이다.


그렇게 살아왔을 것이다.


이제 당신의 사진 속 모습은


한 자락의 청춘이었던

그 시절의 모습으로 남아있고


당신은 이제 나와 함께 늙어가고 있다.


오늘도 그렇게 조용히 마주앉아

서로를 그리워하며


들리지 않는 대화를 나눈다.






두번째. 파도


부는 바람에

요동치는 바닷물결은

누구의 마음일까


뒷걸음 쳐도

끝끝내 발끝에 닿았다

금방 멀어지는 파도는


고운 모래 자락만

발 위에 덮어놓고

저 멀리

멀어져 간다.




세번째. 월광(月光)


구름 사이에

갇혀있는 달은


그 빛이

너무 밝아


아무리 감추려 해도

감추어지지 않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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