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
시간은 금이다.
나에게도 시간은 금이었다.
나는 외딴섬에 표류 중이었다.
시간은 금이었다.
그 섬엔 지독한 금가루들만이 날렷다.
한파
모두가 옷깃을 여미며 너를 피하려 하건만,
그것조차도 나에겐 인연이었다.
그렇지만 너도 오늘 그저, 떠나갈 뿐이구나.
봄이 되면 넌, 다시 모두의 환영을 받겠지?
그때 난 다시 옷깃을 여미련다.
나는 모르는 사람이오.
소각
내 뜨거움 심장을 당신에게.
아, 그리 싫어할 줄은 몰랐네요.
그럴 바에 나는 차라리 이 심장을 화롯불에 던져버리겠습니다.
도려낸 심장을 다시 넣어 사느니
이렇게라도 나는 뜨겁게 사르리다.
이별
만남이 있으면 찾아오는 이별이 두렵다.
그렇기에 나는 너를 오늘도 만나지 않는다.
이별의 아픔보다 고독의 괴로움이 나에게 더 슬플 때
나는 괴로움대신 아픔을 택하겠소.
실연
아
나는 그 차가운 눈빛을 봐버렸습니다.
잠시라도 그렇게
그렇게라도 당신의 마음에 있었네요.
그것만으로 나는 만족하오!
그것만으로 만족하고 자리를 뜨오
감사합니다.
한효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