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한국인] 제21차 창작 콘테스트 공모-시 부문(3편)

by 순자 posted Dec 26, 2017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눈 앞에서 피우는 바람


사람 앉혀다놓고 뭐하는가 하고

작은 상자때기가 뭐가 그렇게 재밌느냐

고개를 들이밀면 또 그건 싫다 그러고

그럴 거면 왜 사람 불러다 앉혔니

질투해봤자 의미없지만

손에 쥔 그 애인이랑 밥 먹지 그랬냐

말도 못하는 작은 그 바보상자랑





식사 한 번 할 때도 눈길 맞닿으면 간지러워 웃고

손끝 한 번 닿고 나면 뜨겁게 붙어서 말랑한 몸은 죄다 맞대어보고

뜨거운 숨 한 번에 축축한 눈길 두 번 받고

없는 시간동안 연락 한 번 없는 이에게 마음 속 길길이 날뛰어 원망도 하고

입으로 마음으로 서로에게 저지른 폭력에 마음도 아파보고

이젠 우리 뭘 안 해봤을까, 아

이제

사랑만 하면 되겠다




지하철


이 세상은 거인국

시끄러운 철통 속으로 들어가 거인들에게 이리저리 치이다

알 수없는 곳으로 휩쓸려 내리고만다

철통은 다시 철커덜철커덕 시끄러운 소리와 함께 떠나고

거인들만의 세계에 혼자 덩그러니

그들이 고개 숙이고 무언가 물을라 치면 도망다니다 보니

어느 샌가 나도 거인이 되어 소인을 내려다보고 묻는다

얘, 너도 길을 잃었니?


Articles

53 54 55 56 57 58 59 60 61 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