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웃음보다 미소가
때론,
슬픔에 목 매어 우는 울음소리보다
그 슬픔을 참으려 하는 눈커플의 작은 떨림이
더욱 슬퍼보인다.
때론,
짙은 화장을 하고 명품백을 든 여인보다
노란 고무줄로 머리를 묶는 너의 자연스러움이
더욱 아름답게 느껴진다.
때론,
축쳐진 어깨와 고개숙인 모습보다
터벅터벅 발자국 소리가
더욱 지쳐보인다.
때론,
좋아하는 사람에 대한 자상함과 다정함보다
그 마음을 들킬까 전전긍긍하고 무관심한척 하는게
더욱 좋아하는것 같아보인다.
때론,
드러남이 인내와 만났을 때 더욱 드러나고
감정이 절제를 만났을 때 더욱 감정적이다.
그리고 사랑이 기다림과 만났을 때 더욱 애절하다.
불효자
몰랐다.
당신이 고통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인지,
당신의 삶은 누구를 위한 삶인지.
알게 되었다.
당신의 고통이 이만큼이였다는 것을,
당신의 삶이 나를 위한 것이였단 것을.
모른 채 했다.
당신의 그 큰 고통을 알고도,
당신의 삶이 내 것은 아님을 알고도.
살아버렸다.
당신의 고통에 속죄하며,
당신의 삶을 이해하며.
하지만 늦어버렸다.
당신의 고통과 헌신에 보답하기에,
당신을 위한 삶을 살기에.
이별
나는 너를 놓지 않았다.
중력의 영향을 받아,
손에 힘이 풀려 놓쳤을 뿐,
너를 놓은 적이 없다.
중력의 영향이 세상의 이치인듯,
아무리 놓치지 않으려 애써도
결국 너를 놓을 수 밖에 없는게 세상의 이치인가.
마음의 반란
처음이었다.
마음이 말을 듣지 않았다.
아무리 멈추려 해도 내 마음은 가속도를 내며
그녀를 향해 무섭게 돌진하였다.
낯설었다.
그 말 잘 듣던 내 마음이,
그녀를 보고 난 후 더이상 내 말을 듣지 않는
내 맘 같지 않은 것이 낯설었다.
두려웠다.
제어가 불가능한 내 마음도,
무섭게 돌진하는 그 마음에 치여
그녀가 멀리 날아가버릴까봐 두려웠다.
깨달았다.
사랑이란 내 마음의 쿠테타라는 것을.
그 반란은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이별이란 건 거스를 수 없는 세상의 이치인가.
혼자라고 느껴지지 않는 이유
홀로 어두운 골목길을 걸을 때,
오직 나만을 비추고 있는 저 가로등 빛이
나를 환히 비추어
나는 무섭지 않았다.
홀로 드넖은 눈길을 걸을 때,
뒤로 찍혀 있는 발자국이
나를 계속 따라와주어
나는 외롭지 않았다.
홀로 깊은 산길을 걸을 때,
발에 밟히는 이끼들이
나를 푹신하게 해주어
나는 힘들지 않았다.
홀로 이 세상을 살아갈 때,
너란 존재가
내 곁에 항상 있어줘서
나는 더 이상 혼자라 느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