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빛 아래의 나그네
나는 꿈을 찾습니다.
꿈을 찾아 헤멥니다.
수백개의 별은
요즘의 하늘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길거리에서
인파 속에서
어렴풋이 흩어져 갑니다.
내가 찾는 별은
눈부신 도시의 하늘에서도 쉬이 눈에 띄는
북극성과 직녀성이 아닙니다.
어딘가 다른 빛들 사이에서
오롯이 존재하는,
혼자서 자신의 빛을 내는,
뜨겁게 타오르는,
황혼의 꽃 한 송이입니다.
섣불리 입을 열진 않습니다.
나는
쏟아지는 기억들을 고스란히 맞으며
도로의 표지판처럼
골목길의 CCTV처럼
그저 묵묵히
나의 별을 찾을 뿐입니다.
별을 찾아 헤멜 뿐입니다.
작고 검은 점
어느샌가 내가 떨어져 있는 세상은
미동도 없이 역동적입니다.
수많은 사람들과
수많은 소리들.
이리도 세상은 마음껏 소리치는데
그 가운데에서
열정의 불씨 하나 없이 홀로 서 있는 내가
왜 이렇게 부끄러워질까요.
내 안에 고독히 침전하는
이 잔인한 갈망과,
푸른 비참함과,
어쩌면 존재할지도 모를 달콤한 기대감이
햇빛에 가려
지금은 보이지 않는
하늘의 무수한 그것들에 전해지기를
아무말 없이
소리쳐 바래봅니다.
부정과 마주한 순간에
나지막이 느껴지는 이 감정은
언젠가 두터운 그늘에 가리워질지 모르나,
새삼 돌아온 살가운 햇살이 반가워
드리운 노을에 몇 마디 소리내 봅니다.
따사로운 햇살이 비치는 것은 감사한 일입니다.
그 햇빛에 나른함을 느끼는 것도
누군가에게 나를 비춰줄 수 있는 것도 감사한 일입니다.
길거리에 흐르는 노래를 타고 흐르는 것도
유리창에 비친 또 다른 나를 보는 것도
붉게만 발광하던 신호등이 언젠가 바뀌는 것도
길가의 수줍은 풀꽃을 사랑하는 것도
수많은 이들의 목소리를 연주하는 것도
무심코 집어든 새 옷이 잘 맞는 것도
선선한 바람과 마주하는 것도
나의 생각을 이렇게 적을 수 있는 것 또한
어쩌면 가슴을 턱 틀어막는 고단한 감정이 드는 것마저
감사한 일입니다.
낮과 밤이 바뀌고
버스가 가다가 서는 것처럼,
바람이 불었다 잠쉬 쉬는 것처럼.
다시금 나에게
긍정의 단짝이 찾아올 때,
이 적음으로 하여금
나의 소리를 되찾기를 소망해 봅니다.